세종경찰서는 11일 불법 태권도장을 운영하면서 해외연수를 빙자해 학부모들을 상대로 상습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사기 및 체육시설의 설치ㆍ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모(47)씨를 구속했다.
박씨는 관할 관청에 신고하지 않은 태권도장을 세종시 전의면에 차린 뒤 지난해 2월 2일부터 올해 8월 9일까지 자녀들을 저렴하게 해외 연수를 보내주겠다고 속여 학부모 13명으로부터 31차례에 걸쳐 3,050만원을 받아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학부모들이 믿도록 “캐나다 태권도협회에 인맥이 있어 저렴하게 연수를 보내줄 수 있다”고 속이고, 허위로 작성한 ‘캐나다 여행일정표’까지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1년이 넘도록 해외연수를 보내주지 않는 것에 학부모들이 따지자 지난 8월 잠적한뒤 전화번호를 바꾸고, 도피생활을 해 왔다.
경찰 수사 결과 박씨는 2010년부터 2014년 사이 충남 논산시와 경기 수원시에서 같은 수법의 범죄로 수배된 상태였다. 박씨의 소재를 끈질기게 추적한 경찰은 도피 두 달여 만인 지난 5일 인천시 부평구 월셋방을 전전하던 박씨를 검거했다.
박씨는 태권도 2단으로, 자격증이 없는데도 관원을 모집해 학생들을 지도했다. 태권도 사범을 하기 위해선 4단 이상에 사범교육을 받아 자격증을 받은 뒤 생활체육지도자나 엘리트 체육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를 상대로 여죄를 수사 중”이라며 “학생들의 미래를 담보로 교육비를 가로채는 악질 사기 범죄에 대해 끝까지 추적ㆍ검거해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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