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0일 “우리 정부는 3월 취했던 독자 제재에 이어 훨씬 더 강력한 독자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면담한 후 기자들에게 “한미 협의에 추가해 유럽연합이나 일본도 독자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시점은 제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올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마지막 대북 지렛대로 평가된 개성공단까지 폐쇄한 상황이어서 윤 장관이 염두에 두는 독자 제재 방안은 상징적 제재 조치일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방한 중인 파워 대사는 탈북자들을 집중적으로 만나며 대북 압박 행보를 이어갔다. 파워 대사는 이날 북한 인권단체 ‘노체인’의 정광일 대표의 서울 강남 자택을 찾은 뒤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에 민주주의에 대한 정보를 보내고 있는 영웅적인 탈북자 정광일 대표의 서울 집에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요덕정치범수용소 출신인 정 대표는 2004년 한국에 들어와 한국 드라마ㆍ영화, 해외 영화를 CD 나 USB에 담아 북한에 들여보내고 있다.
파워 대사는 이어 서초구의 탈북자 대안학교인 다음 학교도 방문, 탈북 청소년들을 만났다. 그는 역시 트위터에 “북한을 탈출하기 위해 수용소에 갈 위험을 무릅쓴 감동적인 탈북 청소년들을 만났다”고 적었다. 전날 탈북민 정착교육 기관인 하나원을 찾은 데 이은 행보로 유엔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워 대사는 이어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정부서울청사에서 면담을 갖고 “북한 체제의 셈법을 바꿀 수 있는 조치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왔다”며 “북한 체제는 자국민을 돌보기보다는 미사일을 쏘는 데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북한의 행동에 대해 무모하고 잘못된 것인지 알려줄 필요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 국제사회가 단합해 강력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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