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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막 먹으면 건강ㆍ다이어트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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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막 먹으면 건강ㆍ다이어트 ‘실패’

입력
2016.10.1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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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ㆍ반찬 있는 도시락 선택 등 실천 필요

1주일에 한번 이라도 ‘내 몸’ 위한 식사해야

혼자 식사를 하는 1인 세대라도 고른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한 작은 노력을 실천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혼자 식사를 하는 1인 세대라도 고른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한 작은 노력을 실천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시간이 있으면 몰라도 어떻게 저렇게 챙겨 먹어.” 수도권 오피스텔에서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 H(32)씨는 건강관련 TV프로그램을 보다가 채널을 돌려버렸다. 현미밥, 각종 채소, 계란찜과 함께 전업주부조차 만들기 꺼려한다는 나물까지 챙겨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출연자 설명에 짜증이 났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조차 힘들어 뭐 하나 제대로 챙겨 먹을 수 없는 자기와는 거리가 먼 건강정보이기 때문이다.

혼자 사는 ‘1인 세대’가 대세를 이루면서 과거처럼 제대로 된 식사를 하는 사람이 줄고 있다. 행정자치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혼자 사는 1인 세대는 738만8,906세대로 전체 세대의 34.8%를 차지, 9년 연속 국내 세대 형태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에게 과거 어머니가 해주시던 ‘집밥’수준의 식사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여기에 최근 저탄수화물ㆍ고지방(Low Carbohydrate High Fat) 다이어트 열풍까지 불면서 삼겹살, 곱창 등을 파는 식당들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탄수화물 비율을 60~70%에서 50%로 줄이고 지방을 더 먹는 균형 잡힌 식사가 필요하다는 전문의들의 조언이 귀에 들리지 않는 것이다.

햄버거 먹을 때 콜라 대신 물… 작은 실천 필요

편의점 도시락과 외식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은 어떻게 영양관리를 해야 할까. 우선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우리가 삼시세끼를 챙겨먹는 것은 심장을 뛰게 하고, 숨을 쉬며,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음식은 단순히 맛을 즐기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것이다. 아침은 굶고, 점심은 자장면으로 해결하고, 저녁은 술과 고기로 해결해서는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생명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500㎉를 섭취해야 한다. 한식을 기준으로 밥, 국, 반찬 등을 먹으면 한 끼에 대략 600㎉ 정도 흡수된다. 이렇게 세끼를 먹으면 기초대사에 필요한 열량을 확보할 수 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열량을 과다 섭취하지 않으면 평소 활동량만으로도 비만에 이르지 않는다”면서 “문제는 반복적으로 끼니를 거르고 과도하게 육류와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입에 즐거움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 고르게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했으면 실천에 옮겨야 한다. 실용적이고 간편해서 청소년은 물론 직장인들까지 많이 찾는 도시락도 꼼꼼하게 선택해야 한다. 이정주 강동경희대병원 영양사는 “파스타, 소시지, 돈까스 등 단품으로 구성된 제품을 선택하지 말고 밥과 반찬으로 구성된 도시락을 선택해야 그나마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시간에 쫓겨, 습관적으로 점심식사를 패스트푸드나 면 등으로 해결한다. 특히 20~40대 직장여성들은 점심식사로 밥에 반찬을 먹으면 살이 찐다고 생각한다. 전문의들은 “대부분 아침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짜장면을 먹는 것보다 덮밥류를 먹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며 “햄버거를 먹더라도 콜라 대신 물이나 우유를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 영양사는 “하루 세끼를 먹는다고 하면 이전 식사에서 챙기지 못한 영양소를 다음 식사 때 챙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침에 빵 한 조각과 우유를 먹었다면, 점심에는 생선이나 고기 등 어육류를 챙기고, 저녁에는 밥과 채소류를 중심으로 식사를 하면 기초대사에 필요한 열량을 고루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말이라도 시간을 투자해 건강 식단을 꾸며보는 것도 좋다. 마트 등에서 소량의 채소, 과일 등을 구입해 요리하면 건강도 챙기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되기 때문이다. 황지희 요리연구가는 “요리라고 하면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가정에서 한끼 식사를 만드는 것은 정성과 노력만 있으면 가능하다”며 두부 계란 호박 버섯 등 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식단을 꾸미면 그것이 바로 건강 식단”이라고 말했다. 김현창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성인에게 권장되는 식단은 열량기준으로 단백질은 7~20%, 지방은 15~30%, 탄수화물은 55~60%”라면서 “이들 3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이용해 식이요법을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짜고, 달고, 매운 양념을 가급적이면 삼가야 다이어트는 물론이고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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