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ㆍ태풍으로 생산 차질
에어백 결함 미신고 고발당해
코스피 시가총액 5위로 곤두박질
현대자동차가 잇따른 안팎의 악재에 흔들리고 있다.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3조원에 가까운 생산 차질을 빚은 데 이어 고의로 차량 결함 시정조치(리콜)를 피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주가도 계속 떨어져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5위까지 추락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7월 19일부터 이어진 노조의 24차례 파업으로 현재까지 생산 13만1,000여대, 매출 2조9,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11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여는 현대차 노조는 사측이 새로운 임금 협상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다시 파업에 나설 계획이어서 손실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5일 들이닥친 태풍 ‘차바’ 때문에 현대차 울산 공장이 6일간 생산을 멈추면서 하루 평균 1,000여대 가량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차량 리콜과 관련해 현대차는 검찰 고발까지 당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를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6월 생산한 싼타페 2,360대에 대해 ‘조수석 에어백 미작동 가능성’ 결함을 알고도 적법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당시 현대차가 결함을 파악하고 대부분의 해당 차량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지만, 이미 판매된 66대에 대해서는 제때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같은 사실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조치 과정에서 담당자 실수로 신고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인정한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세타 Ⅱ 2.0ℓㆍ2.4ℓ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쏘나타 고객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에서 수리비 전액 보상에 합의했다. 현대차는 2011~2014년형 쏘나타 고객 88만5,000여명의 점검 및 수리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에 이어 굳건히 지켜왔던 코스피 시가총액 2위 자리도 내준 지 오래다. 올해 1월 한국전력에 밀려 시가총액 3위로 내려 앉은 데 이어 이달 7일엔 삼성물산과 SK하이닉스에까지 뒤져 5위로 추락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 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리콜과 파업 등을 조기에 매듭짓지 못할 경우 당분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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