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드 입장 변했지만 모순”
“安의 창업국가론엔 공감” 호평
이슈 논쟁하며 대선 행보 나서
여권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의 안보관과 경제관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강연 정치를 해온 그가 야권 주자들과의 이슈 논쟁을 점화하면서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절차를 잠정 중단하고, 북핵을 완전히 폐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다시 하자’는 전날 문 전 대표의 주장을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가 북핵ㆍ미사일에 대한 방어능력을 높인다며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은 변했지만 결국 사드 배치는 여전히 중단하라는 모순적인 말씀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어 “(문 전 대표의) 사드 배치 잠정 중단 주장은 결국 박근혜정부 임기 내 사드 배치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사드 배치를 최대한 빨리 추진하고, 전국을 방어하기 위해 2~3개 포대를 확대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반대로 안 전 대표의 ‘창업국가론’은 자신의 ‘혁신성장론’과 닿아있다고 호평했다. 유 의원은 “대한민국은 창업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안 의원의 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무슨 숙명처럼 체념하고 있는 저성장이라는 패배주의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혁신을 통한 경제성장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재벌이 지배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혁신중소기업과 혁신창업기업의 성장에 적합한 생태계로 시장을 개혁하고, 창업금융을 통해 ‘창업하면 부자된다’는 꿈이 실현되는 세상이 제 혁신성장론의 요지”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야권의 공정성장, 포용적 성장, 소득주도 성장, 임금주도 성장은 성장론이 아니라 분배론이기 때문에 그간 비판해왔다”며 “그런 점에서 공정성장에서 벗어나 창업국가를 말하기 시작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경제성장 전략과 해법을 찾기 위해 여야와 대선을 떠나 노력하자”고 요청했다.
반면 유 의원은 지난 6일 정책싱크탱크 출범식에서 ‘성장의 열매가 국민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국민성장’을 핵심 경제정책 키워드로 제시한 문 전 대표에 대해서는 “기존의 소득주도 성장을 벗어나지 못한 분배론일 뿐, 성장의 해법은 아니다”며 깎아 내렸다. 여권 한 관계자는 “유 의원이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워 보수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중도 진영에 있는 안 전 대표와는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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