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판매량 톱10 중 6개 차지
신형 E클래스 히트에 힘입어
지난달 수입차 판매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신형 E클래스를 포함한 메르세데스-벤츠 모델이 상위 10위 안에 무려 6개나 오른 것이다. 2004년 BMW 이후 한 업체가 판매량 상위 10개 차종 중 6개를 휩쓴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 1위는 1,244대가 팔린 벤츠 신형 E클래스의 디젤 엔진 모델인 E220d다. 2위와 4위도 각각 E클래스의 가솔린 엔진 모델 E300과 가솔린 엔진 상시 사륜구동세단 E300 4매틱이 차지했다.
여기에 E클래스보다 한 체급 아래인 C클래스의 C200(6위)과 C220d(10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C 220d 4매틱(8위)까지 약진했다. 올해 8월 판매량 상위 1~3위를 휩쓸며 시작된 벤츠의 독주 체제가 지난달에는 더욱 굳건해진 셈이다.
지난달 벤츠 이외에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업체는 렉서스(3위)와 BMW(5ㆍ7위), 랜드로버(9위)까지 단 3개에 불과했다.
2011년 이후 수입차 ‘빅4’에서 빠지지 않았던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한 순간에 무너진 점을 감안해도 벤츠의 폭발력은 업계의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이다.
벤츠의 올해 1~9월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0.6% 증가한 3만8,594대로, 수입차 최강자였던 BMW(3만1,870대)를 압도하고 있다. 공급 부족으로 대기 중인 E클래스 물량까지 합하면 올해 연간 판매량 1위는 사실상 벤츠가 예약한 상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측은 “서비스센터 확충 등 그 동안 노력한 결과로 생각한다”며 “판매량에 일희일비 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신형 E클래스의 상품성이 국내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한데다 끊임없이 내놓은 다양한 모델의 신차가 벤츠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벤츠는 올해 수입차 업체 중 가장 많은 27종의 신차를 쏟아냈고, 이달 말까지 2종이 더 출시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초 E클래스의 라이벌인 BMW 신형 5시리즈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벤츠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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