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흥(61) 대한체육회장이 체육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기흥 회장은 10일 제97회 전국체육대회가 열리는 충남 아산의 한 식당에서 취임 첫 기자간담회을 열고 “나를 두고 반(反)정부 인사라고 표현하는데 나는 반정부 활동을 한 적이 없다”며 “(체육회) 통합에 반대했다고도 하는데 난 처음부터 체육단체 통합을 주창했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통합 방법과 절차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뿐이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문체부에서 이런 방법으로 서둘러 진행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빨리 통합이 이뤄졌겠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 초 문체부가 체육회 통합을 추진할 때 체육회 통합추진위원장직을 수행하며 각을 세웠던 행보에 대해 한 발 물러선 셈이다. 그가 체육회장에 당선되자 문체부와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전국체전이 끝나는 대로 조윤선(50) 문체부 장관과의 자리를 갖고 본격적인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할 계획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체육회의 자주성 확보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체육회의 재정자립을 강조하며 “(체육회도) 돈을 버는 구조로 가야 한다. 정부에 가서 일일이 승낙 받고 허락 받는 구조로는 어렵다”며 “큰 틀에서 정부 정책과 기조를 같이 하면서 세부적인 방향 설정은 체육회 스스로 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핵심 공약인 체육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매진하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이 회장은 “우리 사회에서 20대가 지나면 생활이 나아지는데 우리 체육인들은 20대가 지나면 하향곡선을 그린다. 체육인들과 은퇴 선수들에게 지역의 체육 시설 관리와 체육지도를 맡기면 지역체육활성화와 함께 5000개의 일자리는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체육회 수장이 덕망 있고 그런 분이면 좋겠지만 지금은 머슴이 필요한 때”라고 자신을 낮추며 “두 집 살림이 합쳐지다 보니 산적한 일들이 많다. 여기저기 손 볼 곳도 많아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이 필요하다”고 머슴을 자처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