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의 구조개혁 대학 멍에를 벗은 강원대가 유사학과 통폐합과 정원감축을 골자로 한 구조혁신 방안을 10일 발표했다.
이날 학교 측이 내놓은 구조조정 방안의 핵심은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대학에 입학하는 2018학년도부터 128개 모집단위를 84개로 통폐합하는 것이다. 전체 정원도 2018학년도부터 3년간 12.7%(570명) 감축한다.
강원대는 김헌영 총장 취임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추진했다. 전국적으로 2023년까지 최대 20만 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악화하는 대외여건을 감안한 조치다. 재정지원 제한의 아픔을 또 겪어선 안 된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특히 취업률을 비롯한 각종 지표는 강원대가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최근 강원대 취업률은 2011년에만 50%를 갓 넘었을 뿐 이후 수 년째 40%대에 그치고 있다. 이는 거점국립대라는 위상이 크게 흔들린 것은 물론 학생 이탈 현상 등 각종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김 총장은 취임과 동시에 “특성화할 수 있는 학문의 육성과 기초 학문 및 소수 학과의 보호 등 대학이 만들어가야 할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그것을 반영한 구조 혁신모델을 만들겠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학교 측은 지난 7월 21일 혁신안 수립을 위한 단과대학 간담회를 시작으로 2개월 가량 춘천ㆍ삼척 캠퍼스 공청회, 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구조개혁안을 내놨다.
재학생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첫 단계로 강원대는 유사학과를 하나로 묶어 융합형 전공 교육과정을 도입키로 했다. 신문방송학과와 영상문화, 디자인 전공을 합쳐 미디어콘텐츠 디자인학부를 신설하고, 경제학과와 통계학과를 하나의 학부로 통합한다.
현재 8개 전공학과로 이뤄진 인문대학은 1개 모집단위로 통합해 신입생을 선발한 뒤 2학년부터 세부전공을 선택해야 한다. 공과대학도 유사학과를 통합해 11개 전공을 5개로, 농업생명과학대학은 9개 학과를 5개 학부로 재편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짝짓기 식’학과 통합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실제 강원대는 2000년대 초반 건축ㆍ조경학부와 정치ㆍ언론학부 등 유사학과를 학부로 통합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고 학과모집 단위로 회귀한 사례가 있다.
강원대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이 원하는 융합형 인재 육성을 위해 전공학과를 개편키로 했다”며 “거점국립대학 위상에 맞는 2차 구조개혁안을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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