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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컵에 맥주 마시는 꿈 꿨어요” 고진영, 첫 메이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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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컵에 맥주 마시는 꿈 꿨어요” 고진영, 첫 메이저 우승

입력
2016.10.0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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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넵스)이 9일 경기 여주 블루헤런 골프장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4라운드 4번홀에서 그린을 살피고 있다. KLPGA 제공
고진영(넵스)이 9일 경기 여주 블루헤런 골프장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4라운드 4번홀에서 그린을 살피고 있다. KLPGA 제공

‘화룡점정.’

고진영(21ㆍ넵스 )은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이후 통산 6승을 거둔 강자임에는 분명했지만 항상 아쉬움이 따랐다. 번번히 메이저 대회 우승의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침내 고진영이 메이저 대회까지 접수하며 KLPGA 강자임을 스스로 입증해냈다. 장타여왕 박성현(23ㆍ넵스)의 독주로 끝날 것 같았던 KLPGA 대상과 상금왕 경쟁에도 다시 불을 붙였다.

KLPGA 투어 상금랭킹 2위 고진영은 9일 경기 여주 블루헤런 골프장(파72ㆍ6,720야드)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 조정민(22ㆍ문영그룹)을 6타차로 제친 완승이었다. 4라운드를 앞두고 “우승컵에 맥주를 따라 마시는 꿈을 꿨다”는 고진영은 그 꿈을 이루었다.

4월 KGㆍ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과 7월 BMW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세번째 정상에 오른 고진영은 데뷔 3년 차에 통산 7승 고지를 밟았다. 특히 고진영은 우승 상금 1억6,000만 원을 받아 상금 1위 박성현에 2억7,386만 원 차이로 따라붙어 상금왕 경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렸다.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박성현은 12억6,222만 원을 쌓았고 고진영은 9억8,836만 원이다. 남은 4개 대회에서 역전도 가능하다.

고진영이 우승을 확정하고서 축하의 맥주세례를 받는 모습. KLPGA제공
고진영이 우승을 확정하고서 축하의 맥주세례를 받는 모습. KLPGA제공

대회 때마다 매기는 대상 포인트는 고진영이 박성현을 추월해 1위(518점)로 올라섰다. 박성현(512점)과 6점 차이다. 메이저대회는 대상 포인트를 일반 대회보다 많게는 40점을 더 준다. 둘의 1인자 경쟁은 20일부터 열리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2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고진영은 쌀쌀해진 날씨와 변덕스러운 바람, 그리고 까다로운 핀 위치로 한결 난도가 높아진 코스를 슬기롭게 요리했다. 어려운 홀에서는 안전 위주, 쉬운 홀에서는 버디를 노리는 영리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버디 3개 가운데 2개를 확률 높은 파5홀에서 뽑아냈다. 이날 고진영은 드라이버 페어웨이 안착율(87.5%)과 그린적중율(81.94%)을 높이며 변수를 줄였다.

고비도 있었다. 2번 홀(파3)에서 3퍼트 위기를 맞았지만 3m 파 퍼트를 틀어막아 한숨을 돌렸다. 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간 고진영은 어프로치 샷이 홀을 2m나 지나가는 바람에 1타를 잃었다. 그러나 쫓아오는 선수들이 좀체 타수를 줄이지 못해 2타차 선두는 지킬 수 있었다. 고진영은 9번 홀(파4)과 10번 홀(파5) 연속 버디로 4타차로 달아났다.

고진영은 4타차 2위였던 홍진주(33ㆍ대방건설)가 15번 홀(파4)에서 세 번째 샷을 물에 빠트리며 더블보기를 적어낸 덕에 6타라는 넉넉한 타수 차로 남은 4개홀을 여유 있게 치를 수 있었다.

지난 7월 카이도 여자오픈에서 시즌 2승을 거둔 조정민은 치열한 준우승 경쟁에서 승자가 됐다. 이븐파 72타를 친 조정민은 특히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 2위를 확정했다.

2011년 이 대회 우승자 김하늘(28ㆍ하이트진로)은 마지막 3개 홀을 모조리 버디로 장식하면서 1언더파 71타를 쳐 3위(1언더파 287타)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1오버파 73타로 잘 버틴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는 공동4위(이븐파 288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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