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흥철(35ㆍ비스타케이호텔그룹)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최종 라운드 기권을 생각할 정도의 어깨 통증을 안고 투혼으로 따낸 값진 우승이다.
주흥철은 9일 경기 용인 88컨트리클럽(파71ㆍ6,766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더블보기 1개로 5타를 줄였다.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적어낸 주흥철은 PGA 투어 멤버 김시우(21ㆍCJ대한통운)와 문도엽(25ㆍ이상 12언더파 272타)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3라운드 중 무리한 스윙으로 어깨를 다쳐 오른팔이 정상적으로 올라가지 않는 상황에서도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지난 9월 군산CC 전북오픈에서 우승한 주흥철은 한 달 만에 다시 정상에 올라 이번 시즌 2승을 차지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주흥철은 2014년 군산CC오픈을 포함, 통산 3승을 거뒀다.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4위에서 시작한 주흥철은 전반에 4타를 줄이며 김시우 등과 우승 경쟁을 벌였다. 후반 들어 파를 지키던 주흥철은 13번홀(파5) 버디를 신호탄으로 3개홀 연속 버디 행진을 이어갔다. 14번홀(파4)에서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더니 15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홀 2m에 붙여 다시 한 타를 줄였다.
김시우보다 3타 앞선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주흥철은 17번홀(파4)에서 티샷을 경기 구역 밖으로 날려 보내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18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리지 못한 주흥철은 어프로치 샷을 홀 1.2m에 떨어뜨린 뒤 파 퍼트에 성공, 우승을 예감했다. 아들이 선천성 심장병을 앓아 마음 고생이 심했던 주흥철은 “이번 상금 일부를 심장병 어린이를 돕기 위해 쓰겠다”며 “아들과 같은 병을 겪는 아이들을 도와야겠다고 2년 전 데뷔 첫 승 때부터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김시우는 18번홀(파4)에서 1.5m 버디 퍼트를 놓치고 12언더파 272타로 경기를 끝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지 못했다. 대회 주최자인 최경주(46ㆍSK텔레콤)는 9언더파 275타, 7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