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가 불법 조업을 단속하던 해경 고속단정을 중국 어선이 들이받아 침몰시키고 달아난 사건과 관련해 9일 주한 중국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공식 항의했다.
중부해경은 이날 오전 주기충 주한 중국대사관 부총영사를 불러 고속단정 침몰 사건과 관련해 공식 항의하고 도주한 중국 어선의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당초 주한 중국대사관 총영사에게 항의할 방침이었으나 총영사 측에서 방문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부총영사에게 항의했다.
이주성 중부해경본부장은 “최근 서해특정해역 등 우리 해역을 침범 조업하는 중국어선들이 갈수록 흉포화 돼 한계를 넘었다”며 “경비함정을 추가 배치해 단속활동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검문 검색에 불응하고 폭력적으로 저항하는 중국 어선에 대해선 무기 사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 단호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경은 7일 인천해양경비안전서 3005함 경비정 소속 4.5톤급 고속단정 1척을 고의로 충돌해 침몰시키고 도주한 중국 어선을 뒤쫓는 한편 침몰한 고속단정 승조원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인천해경은 사건 발생 당일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분석해 고속단정을 들이받은 중국어선을 100톤급 쌍타망 철선 ‘노00호’로 특정하고 전국 해경서와 중국 해경국을 통해 수배 조치했다.
노00호는 7일 오후 3시 8분쯤 인천 옹진군 소청도 남서방 76㎞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고속단정을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노00호를 포함한 중국 어선 40여척은 이날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7.2㎞ 침범해 무리 지어 불법 조업을 하던 중이었다.
중국 어선의 고의 충돌 당시 고속단정에 혼자 남아있던 조모(50ㆍ경위) 단정장은 침몰 직전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인근에 있던 다른 고속단정에 구조됐다. 침몰한 고속단정의 나머지 특수기동대원 8명은 나포 작전을 위해 중국 어선에 올라탄 상태였다. 3005함과 1002함 등 당시 불법 조업에 나섰던 해경 경비정은 침몰 사건 이후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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