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ㆍ디스플레이 선방이 버팀목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전량 회수ㆍ교체(리콜)라는 대형 악재에도 3분기 영업이익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이 부진해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DP) 등 다른 부문이 상쇄하는 삼성전자만의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 덕분이다. 리콜이 아니었다면 영업이익이 9조원에 가까웠을 것이란 추론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7일 매출 49조원, 영업이익 7조8,000억원의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5% 늘었지만 전분기보다는 4.18% 줄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 8조1,400억원으로, 2014년 1분기 이후 9분기 만에 8조원대로 올라섰다. 리콜 사태로 분기 영업이익이 다시 7조원대로 주저앉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예상보다는 충격이 적었던 것은 반도체 부문이 선전했기 때문이다. 오는 27일 부문별 실적이 나와야 확인할 수 있지만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록한 역대 최대 분기실적(3조6,600억원)에 근접했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하반기 들어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데다 경쟁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을 앞세운 고가 제품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가 정보기술ㆍ모바일(IM) 부문의 부진을 막아내는 버팀목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1분기만 해도 2,700억원 적자였던 DP 부문은 2분기 흑자(1,400억원) 전환에 이어 3분기에도 좋은 성적을 올린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부진의 주범이었던 액정표시장치(LCD) 수율(결함이 없는 양품의 비율)이 크게 개선됐고 판매가격도 상승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올레드 패널 주문량을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가전(CE) 부문 역시 퀀텀닷(양자점) 슈퍼초고화질(SUHD) TV와 무풍 에어컨 등 고급 가전제품 판매량이 늘면서 선전한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IM 부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출시 직후인 8월 말부터 배터리 발화사고가 잇따르면서 지난달 2일 판매를 전격 중단하고 이미 공급된 250여만대를 전량 리콜했다. 업계에서는 리콜 비용을 1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비용은 영업이익을 끌어 내렸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DP, 가전 등의 호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IM 부문의 성패가 4분기 실적을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엔 D램 가격이 더 오르고 TV 판매량도 3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 7,300만대, 갤럭시노트7 300만대 판매를 가정하면 8조9,000억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송 연구원은 “추가로 갤럭시노트7 문제가 발생한다면 4분기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까지 충격이 이어질 수 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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