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세대에게 국경일은 엄숙하고 준엄하기만 한 날이 아니다. 국경일 지정 의미를 되새기되 그들만의 방식으로 축제처럼 즐긴다. 이에 유통ㆍ게임업계 등은 맞춤법 퀴즈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일찌감치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지역 축제를 준비하는 지방자치단체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24일부터 서리풀 페스티벌을 진행해 온 서울 서초구는 9일 한글을 주제로 한 대형 퍼레이드로 축제를 마무리한다. 9일 오후 4~6시 한강 세빛섬에서 서울 예술의전당까지 4.4㎞에 이르는 반포대로 10차로에서 서초강산 퍼레이드가 열린다. 서초의 ‘강(한강)’에서 시작해 ‘산(우면산)’에서 끝난다 해서 서초강산 퍼레이드로 불리는 이 행사는 3,900명이 참여하고 행렬 길이만도 700m나 된다. 지난해에 이은 2회째로, 2일 열릴 예정이었다가 집중 호우로 연기돼 한글날 기념의 의미가 더해지면서 한글날을 축제처럼 기념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셈이다.
서초구는 한글의 우수성을 일깨우고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기리는 의미로 퍼레이드 선두에 세종대왕 분장을 한 인물을 앞세운다. 그 뒤를 훈민정음 기수단 20명이 뒤따르며 참가 시민에게도 훈민정음기 2만개를 제작해 나눠 준다.
오페라 ‘시집가는 날’을 재현한 퍼포먼스와 서리풀오케스트라의 공연 등이 펼쳐지고 말 50필이 등장하는 기마대 퍼포먼스, 소년24ㆍ걸그룹 소나무 등 아이돌 공연 등도 뒤를 잇는다. 이색 자전거 묘기, 반려견 퍼포먼스, 60명의 몸짱 소방관 퍼레이드 등도 볼 수 있다.
퍼레이드 전에는 1시간 동안 반포대로 서초역에서 서초3동 사거리까지 3만㎡가 거대한 스케치북으로 바뀐다. 누구나 참여해 10가지색 분필로 아스팔트 위에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좌우명 등 한글을 함께 넣은 그림을 그리고 이를 사진 찍어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서리풀페스티벌이벤트)를 달아 올리면 다양한 경품도 받을 수 있다.
이날 퍼레이드는 오후 6시 예술의전당 야외광장에서 펼쳐질 1만인의 대합창 공연으로 막을 내린다. ‘만인대합창’에는 지역 주민 7,000여명과 전문합창단, 경북 의성 등 자매도시 주민 외에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의 멤버 성규, 성열, 우현이 참여한다. 합창단은 ‘사랑으로’, ‘젊은 그대’, ‘고향의 봄’ 등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는 노래와 함께 ‘한글날 노래’를 함께 부른다. 합창 후에는 화려한 불꽃놀이도 볼 수 있다.
조은희 구청장은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마음으로 문화로 하나되는 서리풀 축제를 마무리하게 됐다”며 “‘상서로운 풀’이라는 서리풀의 말뜻처럼 이번 퍼레이드로 상서로운 기운이 서초구와 대한민국에 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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