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7일 국가공무원 시험 합격자 공식 발표 전 사이버국가고시센터 홈페이지에서 합격자 명단 웹페이지주소(URL)를 유출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서울 소재 명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박모(23)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박씨는 인사혁신처가 사이버국가고시센터를 통해 지난 5일 오전 발표하려던 행시 2차 합격자 명단이 첨부된 URL을 전날 오후 5시 40분쯤 알아내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지인의 합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합격자 명단 URL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사이버국가고시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 가장 최근에 게시된 다른 공채 시험 합격자 발표 인터넷 페이지 소스 번호를 확인하고, 5급 공채 2차 시험 합격자 페이지 소스도 유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박씨는 페이지소스 번호 뒷자리 숫자를 하나씩 바꾸는 수법으로 예약 등록된 합격자 명단 URL을 알아내 직접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박씨가 이런 방법으로 합격자 명단을 빼내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3분이었다.
이성선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홈페이지 소스에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면 번호만 바꿔가며 페이지를 찾아낼 수 있다”며 “이는 홈페이지 관리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박씨는 컴퓨터 관련 학과를 전공한 데다 대학동아리 홈페이지 관리를 하면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혁신처의 합격자 명단 파일 유출 경위에 대한 조사를 의뢰 받은 경찰은 사이버국가고시센터 해당 게시판의 접속로그 기록을 분석, 해당 파일에 직접 접속한 IP를 추출해 사용자를 추적했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박씨는 범행 이틀 만인 지난 6일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박씨로부터 범행 당시 사용한 노트북 및 휴대폰 등을 압수하고, 자세한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4일 오후 5시 27분쯤 다음달 오전 9시에 합격자가 공개되도록 사전 예약 기능을 설정, 행시 2차 합격자 명단을 사이버국가고시센터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하지만 불과 10분 만인 이날 오후 5시 40분쯤 합격자 수험번호가 첨부된 URL이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 유출되자 인사혁신처는 1시간여 만에 합격자 명단을 앞당겨 발표했다.
대전=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