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 구조견이 습지에 빠져 생명이 위태로울뻔한 80대 노인을 구조했다.
6일 경기 남양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11시 35분쯤 시흥경찰서 실종수사팀에 김모(83)씨가 실종됐다는 김씨 가족의 신고가 접수됐다. “시흥 갯골생태공원으로 산책하러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곧바로 헬기 등을 동원해 주변 야산 등을 샅샅이 뒤졌지만 김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어두워져 수색을 중단한 경찰은 남양주소방서에 도움을 요청했다. 남양주소방서는 경기도내 유일하게 구조견 2마리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소방서는 인명 구조견 ‘수안’(8세·수컷)을 출동시켰다. 수안은 6일 오전 10시 40분 현장에 투입, 1시간 만에 갈대 습지 덤불 속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김씨를 발견했다. 김씨가 실종된 지 24시간 만이었다.
소방서 관계자는 “발견 당시 김씨는 움직이지 못했고 의식이 흐릿했다”며 “밤새 추위에 떨어 심한 저체온 상태로 조금만 늦었어도 생명이 위독할 뻔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현재 인천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안은 ‘잉글리시 스프링거 스파니엘’ 종으로 삼성구조견센터로부터 2009년 10월 남양주소방서에 배치된 뒤 120여 건의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으며 가평군 하면, 양주시 북한산 둘레길 부근에서 실종자를 발견하는 등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수안을 관리하고 있는 이승호 소방교는 “수안은 실종 위치가 확인된 곳에 투입돼서는 지금까지 수색에 실패한 경우가 없었다”면서 “구조보다는 탐지에 능한 품종이지만 강하고 영리해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방교는 또 “구조견은 포만감 상태서 출동할 시 위병이 생겨 위험하기 때문에 보통 오후 5시 한끼만 먹는다”면서 “수안 역시 늘 출동대기상태기 때문에 하루 한끼밖에 먹지 못하는 고단한 삶이지만 건강하게 열심히 해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안은 수색견 정년인 8살이 됐지만 아직 건강해 퇴직을 미루고 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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