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서 다방 업주가 탈북 여종업원을 살해한 후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주경찰서는 7일 실종 신고된 탈북여성 유모(44)씨를 살해, 시신을 숲속에 버리고 전자발찌 휴대용 추적장치를 떼낸 뒤 도주한 D다방 업주 손모(39)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지난달 3일 오후 3시쯤 경주시 안강읍 유씨 집에서 다방 운영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8월 중순까지 손씨의 D다방에서 일한 유씨의 시신은 손씨 자백으로 포항시 기계면 농가 주택 울타리 인근에서 발견됐다. 시신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심하게 부패되어 있었다.
유씨가 실종된 것은 지난달 2일 오후 10시쯤 집에서 언니와 통화한 후다. 당초 경찰의 실종사건 조사에서 “9월3일 유씨를 본 적 있다”고 진술한 손씨는 수사망이 좁혀 오자 지난 2일 오후 3시쯤 전자발찌 휴대용 추적장치를 버리고 도주했다. 손씨는 특수강도와 강간죄로 11년간 복역한 뒤 출소, 2014년 1월부터 5년간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은 보호관찰 대상자가 휴대용 추적장치만 버리고 잠적하면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구나 손씨는 신상공개 대상자도 아니어서 주변에서는 그의 범행 및 복역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보호관찰소 측은 전자발찌 추적기가 훼손된 후 1시간 후인 2일 오후 4시쯤 경찰에 추적 협조를 의뢰했으나 이미 도주한 후였고, 6일 오후 11시쯤 포항시 북구 기계면 한 농로에서 손씨를 검거한 것도 주민 제보가 결정적이었다.
보호관찰소 관계자는 “전자발찌가 범행 의지를 약화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범행을 막지는 못하는데다 추적기를 버리고 도망가면 위치를 찾을 수 없다”며 “고 말했다.
경주=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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