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가 이세돌9단을 이기면서 인공지능 쇼크를 던진 이후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SK가 이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오고 있는 가운데 삼성도 AI 기업을 전격 인수,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미국의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사 비브 랩스(VIV Labs Inc.)를 인수, 인공지능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비브 랩스는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까지 자유롭게 참여해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성하는 기업이다. 인공지능 생태계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췄다. '폰 플러스(Phone +)' 슬로건을 내건 삼성전자는 첨단 기기 플랫폼에 인공지능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번에 인수된 비브는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비전을 뒷받침한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스마트폰과 TV, 냉장고 등 다양한 제품에 인공지능이 접목돼 일상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바꾸길 기대한다"며 "스마트폰의 경우 터치할 필요 없이 목소리나 대화만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도 전사적인 차원에서 인공지능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무엇보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인공지능 사업을 챙기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SK는 전사적으로 인공지능 프로젝트들을 수뇌부에 수시로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서 인공지능 사업을 이끌고 있는 계열사는 크게 SK텔레콤과 SK㈜C&C다. SK텔레콤은 SK의 주력 계열사이고, SK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C&C는 최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지주회사다. SK텔레콤이 일반 소비자 대상의 인공지능 서비스에 주력한다면 SK㈜C&C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 제휴를 통해 공장, 병원, 금융사 등 기업 고객을 겨냥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도 인공지능을 응용한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외국어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를 최근 선보였으며 스마트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도 개발하고 있다. 카카오는 모바일 다음 앱에 이용자의 콘텐츠 취향을 분석하는 '루빅스'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루빅스는 방대한 빅데이터 처리를 바탕으로 이용자가 즐기는 뉴스, 동영상 등을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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