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를 지나고 있는 허리케인 ‘매슈’가 아이티 전역에서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는 등 곳곳에 피해를 입힌 채 북상 중이다. 매슈는 미국 플로리다주 상륙을 앞두고 있어 미국 남부 지방에도 비상이 걸렸다.
매슈의 공격으로 최악의 피해를 입은 아이티에서는 사망자가 128명으로 확인됐지만 아직 파악되지 않은 인명피해가 많다. 아이티 시민보호청은 6일 저녁(현지시간) 매슈가 아이티에 상륙한 이래 허리케인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28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언론을 인용한 로이터통신과 미국 CNN방송 등은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를 264명으로 보도했다. AP통신은 매슈가 지나간 후 물이 빠지면서 잠겨 있던 시체가 떠올라 확인된 사망자 숫자도 급격히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남해안의 로슈아바토 한 도시에서만 50명이 숨졌다. 아이티 당국자는 2만9,000여채의 집이 파괴됐고 이재민이 2만1,00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정부에 따르면 북부 도시 제레미의 거주지 80%가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조력이 필요한 인원은 35만명에 달한다. 아이티는 북반구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로 수해 대비가 거의 되지 않아 인명피해가 컸다.
다른 카리브해 국가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미성년자 3명을 포함해 총 4명이 숨졌다. 이외에도 콜롬비아에서 1명,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에서 1명이 사망했다. 쿠바에서는 인명피해가 없었지만 1511년 쿠바의 첫 스페인 정착지에서 발전한 유서 깊은 도시 바라코아가 큰 손상을 입었다. 매슈가 6일 통과한 바하마 역시 일부 도로가 수몰되는 등 재산피해를 입었다.
매슈의 다음 행로에는 미국 플로리다주가 있어 미국 정부도 초긴장 상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릭 스콧 플로리다주지사는 긴급 대피령을 내리며 “이 폭풍은 당신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에서만 약 150만명, 인접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50만명 등 총 200만명이 긴급 대피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플로리다주 월트디즈니월드리조트가 문을 닫았고 미국 대선 후보들도 예정된 플로리다주 유세를 대부분 취소했다고 전했다.
지난 29일 발생한 허리케인 매슈는 중심 풍속 최대 265㎞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고 있으며 시속 23㎞로 북상 중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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