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10주년까지 겹쳐
추가 핵실험 언제든 가능
노동ㆍ무수단 미사일 또 쏠 수도
우리 군, 오늘부터 비상대기
북한이 핵실험 10주년(9일)과 노동당 창건일(10일)을 앞둔 이번 주말을 계기로 또다시 도발에 나설지 주목된다. 우리 군 당국은 7일부터 비상대기태세에 돌입,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6일 “북한이 내달 초로 예정된 미국 대선 이전에 어떤 식으로든 무력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 뚜렷한 징후는 없지만 이번 주말이 1차 고비”라고 말했다.
북한은 언제든 6차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만탑산 서쪽(2번) 갱도와 남쪽(3번) 갱도 입구에는 지난달 대형 위장막까지 설치됐다. 특히 2년 전 만든 3번 갱도는 아직 한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은 곳이다.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은 동쪽(1번) 갱도, 2009년 이후 지난달 9일까지 2~5차 핵실험은 2번 갱도와 그 파생갱도에서 실시했다.
추가 핵실험은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과정이다. 앞서 북한은 5차 핵실험 직후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의 위력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증폭핵분열탄의 표준화된 성능을 검증하고, 핵무기를 실전배치하기 위해서는 아직 1, 2차례 더 핵실험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키스탄이 1998년 6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단숨에 사실상의 핵 보유국 지위에 오른 전례도 있다.
북한이 올해 들어 수 차례 발사한 노동이나 무수단 탄도미사일 카드를 또다시 꺼낼 수도 있다.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어 기습적으로 발사하는 무기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20일 논평을 통해 “미국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이 투입된 적 항구를 탄도로켓으로 타격할 수 있다”며 “미 본토와 하와이, 괌을 비롯한 태평양의 기지들도 타격권 안에 들어 있다”고 위협했다. 한미일 3국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특히 10일부터 한미 항모강습단이 동ㆍ서ㆍ남해에서 대북 압박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위성발사라고 주장하는 장거리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달 사진 9장을 공개하며 “서해 (동창리) 발사장에서 신형 정지위성 운반 로켓용 엔진 출력시험을 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7월 미사일 1단 추진체의 엔진 연소실험을 거친 뒤 올해 2월 실제 발사에 나선 바 있다.
다만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 주말 전후로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아직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에 사전 통보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2월 2일 IMO에 위성발사를 통보했고, 닷새 뒤인 7일 발사 버튼을 눌렀다. 북한은 ICBM 발사를 평화적 목적으로 위장하기 위해 국제관례에 따라 1ㆍ2단 동체 낙하지점을 미리 알려왔다.
이번 주말을 넘길 경우 다음 고비는 11월 8일 미국 대선이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최근 몇 년간 선거에 즈음해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며 “내달 미 대선 전후로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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