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서연] 기술수출 계약 해지와 늑장공시 여파로 한미약품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주주로부터 잃은 신뢰 되찾기와 동요하는 직원들을 다잡기에 바쁘고,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는 주가에 목표주가 역시 줄줄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외부 상황 역시 악재다.
▲ 4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미약품 본사. 사진=연합뉴스
■ 내우(內憂) - 신뢰 잃은 주주·동요하는 직원 달래기
6일 한미약품은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띄워 주주들에게 다시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한미약품은 메시지에서 "주주 여러분께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 드려 깊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제넨텍과의 기술수출 계약 공시, 베링거인겔하임의 계약 중단 통보 시점과 공시가 늦어진 이유 등을 재차 공개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안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조사가 있다면 성실히 임하겠다는 기존 입장도 강조했다. 이번 문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듯 "주가 폭락과 그로 인한 심려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어 "주주 여러분의 손실이 만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올리타정'(성분명 올무티닙)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 유지로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늑장공시에 대한 금융당국의 본격적인 조사와 대규모 공매도 의혹 등으로 주주들의 불만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는 불안해하는 직원들을 다잡고 있다.
같은 날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직원들이 볼 수 있는 사내 게시판에 '중심을 잡고 바르게 대응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사장은 "최근 며칠간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된 한미약품 관련 이슈 때문에 편치 않은 휴일을 보냈으리라 생각한다"며 "우리가 항상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왔듯 어려운 상황을 단단하게 돌파하면서 전진하겠다"고 썼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모여 소송을 준비 중인 것은 물론 금융소비자원까지 한미약품을 불공정거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히면서 소송전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어 상황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외환(外患) - 곤두박질치는 주가에 카톡 통한 사전 유출 의혹까지
악재가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 한미약품의 주가는 연일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은 전날보다 1.42%(6,500원) 내린 45만500원에 장을 마쳤다. 악재성 공시를 기습 공시한 지난달 30일 18.06% 폭락한 이후 꾸준한 약세다. 29일 62만원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무려 17만원 가량 하락했다.
한미약품의 1조원 규모의 표적항암제 기술수출에 "8번째 홈런" 등의 호평을 쏟아내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던 증권가는 연일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항암신약 기술수출 계약이 취소되면서 신약 개발 리스크(위험)가 부각된 것도 문제지만 공시 과정에서 시장의 신뢰를 훼손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이유다. 현대증권은 122만원에서 71만원으로 51만원(41.8%)가량 낮췄으며, 유진투자증권은 109만원에서 74만원으로, 대신증권은 100만원에서 70만원 등으로 급히 낮췄다. 한미약품 사태로 헬스케어펀드의 손실도 커졌다. 한미약품이 제약업종 내 1위 기업이어서 헬스케어펀드가 대거 투자했기 때문이다.
5일에는 한미약품의 계약 해지 통보건이 카카오톡 메시지로 증권가에 떠돌았다는 의혹까지 일면서 논란이 더욱 불거졌다. 금융당국은 5일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취소 정보가 공시되기 전에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졌다는 제보를 받아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었던 8,500억원 규모의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하기 전날인 지난달 29일 저녁 카카오톡 등을 통해 해당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제보를 접수했다. 자조단은 제보자가 카톡을 받은 경로를 역추적하는 한편 한미약품 현장조사에서 확보한 임직원 휴대전화 상의 SNS 대화 내용과 통화내역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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