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학 연구의 기틀을 세운 학자이자 일제강점기 한글 운동을 이끈 가람(嘉藍) 이병기(1891∼1968) 선생을 기리는 강의실이 서울대에 들어선다.
6일 서울대 인문대에 따르면 한글날과 서울대 개교 70주년을 맞아 이달 12일 인문대 14동 105호에 ‘가람 이병기 기념실’이 문을 연다. 대학 강의실이나 건물에 기부자나 기업 이름을 붙인 사례는 많지만 선배 학자를 기리는 강의실을 만든 건 이례적이라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인문대는 이곳을 강의실로 활용하는 한편, 학생들이 독서 등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이병기 선생은 일제강점기 쇠퇴일로인 시조를 부흥시키고 시인, 교육자, 한글 운동가로 활동했다.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던 그는 해방 이후에는 1946년부터 4년간 서울대에서 강의하는 등 후학 양성에 힘썼다. 이 선생은 직접 수집한 국어국문학 및 국사 관련 문헌 3,600여 권을 서울대 중앙도서관에 기증했다. 해당 문헌은 지금도 학계에서 한글 연구의 귀중한 자산으로 평가된다.
인문대 관계자는 “기념실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가람 선생의 삶을 보며 숭고한 뜻을 되새기는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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