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TV토론 이후 지지율 탄력
여론조사서 최고 10%P 격차 벌려
트럼프, 포르노 출연 추가 탄로
사법처리 무마 목적 기부금 의혹도
미국 대선이 막판으로 치닫는 가운데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우세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후보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의 격차를 벌려가고 있는데다가, 트럼프 진영에서는 악재가 계속 돌출하고 있다.
5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페어리디킨슨 대학이 9월28일~10월2일 유권자 788명을 상대로 조사한 양자 가상대결에서 클린턴은 50%, 트럼프는 40%로 나타났다. 최대 분수령으로 꼽혔던 지난달 26일 1차 TV토론 완승 이후 클린턴 지지율에 탄력이 붙은 모양새다. 제3당 후보까지 포함한 4자 가상대결에서도 클린턴은 45%, 트럼프는 36%로 9%포인트 차이가 났다. 4자 대결에서 게리 존슨 자유당 후보는 11%, 질 스타인 녹색당 후보는 3%를 얻었다.
로이터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9월29일~10월3일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도 양자대결을 가정할 경우 클린턴이 44%로 37%에 그친 트럼프를 7%포인트 앞섰다. 4자 대결에서도 클린턴은 42%를 얻어 트럼프(36%)를 압도했는데, 존슨(8%)과 스타인(2%) 후보의 지지율은 미약했다. 호감도 조사에서도 클린턴은 50%에 달해 44%인 트럼프를 눌렀다.
몬마우스 대학이 대선 승부처의 하나로 꼽히는 오하이오 주의 여론을 파악한 결과, 클린턴이 44%로 42%인 트럼프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달 전의 4%포인트 우세에 비해서는 좁혀진 것이지만, 9월 중순 이후 오하이오에서 트럼프가 바람을 일으켰던 것을 걸 감안하면 의미가 큰 형세 반전이다.
지지율 하락으로 갈 길이 먼데도 트럼프 진영에서는 악재는 잇따르고 있다. 뚱뚱한 여성에 대한 비하발언으로 여성 유권자들이 이탈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가 출연한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포르노 비디오 2편이 추가로 발견됐다.
CNN은 이날 지난 주 트럼프가 ‘카메오’출연한 사실이 알려진 2000년 플레이보이의 소프트코어 포르노 영화 외에도 1994년과 2001년에 출연한 플레이보이 포르노 영상 2편을 추가로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플레이보이 센터폴드’라는 제목이 붙은 1994년 영상에는 트럼프가 플레이보이 40주년을 기념해 여성 모델과 인터뷰하는 장면이 담겼다. 트럼프는 여성들에게 플레이보이 표지 모델의 자질 등을 묻고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이들의 사진을 찍었다. 트럼프가 나오는 부분에는 나체 혹은 성을 노골적으로 묘사한 장면이 없지만 다른 장면에는 여성이 알몸으로 나와 도발적인 자세를 취한다. 당시 플레이보이 수석 사진 에디터였던 제프 코언은 CNN과의 통화에서 “잡지 40주년 ‘플레이메이트’(대표 모델)를 구하면서 홍보를 위해 트럼프를 활용했다”고 전했다.
2001년 제작된 영상물에는 트럼프가 패션쇼 무대 뒤에서 당시 여자 친구인 지금의 아내 멜라니아와 플레이보이 모델 2명과 함께 있는 모습이 찍혔다. 이 영상물에도 트럼프가 나오지 않는 다른 장면에는 여성이 나체로 등장한다.
한편 트럼프가 뉴욕 주 등 자신의 사업장이 있는 지방정부의 검찰총장 등 고위관료에서 불리한 사법처리를 사전에 막기 위해 오랫동안 기부금을 건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의 정치자금 기부 기록을 토대로 트럼프와 그의 가족, 측근이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뉴욕 주 검찰총장을 중심으로 여러 검찰총장에게 거액을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트럼프 회사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가 검토될 때마다 돈이 오갔다고 전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