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가 음주차량만 골라 사고 합의금 뜯어낸 20대들

게티이미지뱅크

음주운전 차량만 골라 고의 사고를 낸 뒤 합의금을 뜯어낸 2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상 공동공갈 등의 혐의로 차모(24)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천안, 인천 등의 유흥가에서 출발하는 음주 차량을 쫓아가 교통사고를 낸 후 합의금과 보험금을 뜯어내는 수법으로 4차례에 걸쳐 1,2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조사 결과 부동산 중개업자인 차씨는 경기 악화로 수입이 줄어들자 손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다 유사 범죄를 다룬 언론 보도를 보고 지인들과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씨 일당은 진로를 변경하며 일부러 접촉 사고를 낸 다음, 운전자에게 “술 드셨네요, 어떻게 할 겁니까”라고 으름장을 놓으며 합의금을 요구하거나 보험 접수를 강요했다.

피해자 2명은 처벌을 우려해 순순히 금품을 내놨지만 보상을 거부하는 운전자들은 경찰을 부르겠다고 협박해 음주운전 혐의로 신고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 처리과정에서 상대 차량이 모두 음주 차량이었던 점을 수상히 여겨 수사에 착수하면서 피의자들의 범행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