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빈집 구입 ‘갤러리’ 꾸며
60여년 만에 일반에 공개
9일까지 설치 작품 전시회
전북 전주의 대표적 성매매 집결지인 ‘선미촌’ 이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전주시는 선미촌 내 빈집을 매입해 ‘갤러리’로 꾸며 5일 60여년만에 일반에 공개했다.
성매매 집결지를 문화재생을 통해 열린 공간으로 바꾸기로 하고 사업에 착수한 지 10여 개월 만에 나온 첫 결실이다.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은 이곳에서 오는 9일까지 ‘눈동자 넓이의 구멍으로 볼 수 있는 것’이라는 주제로 설치미술가 소보람씨의 작품 전시회를 개최한다.
60여년 전부터 형성된 선미촌(2만2,700여㎡)에는 현재 49개 업소에서 80여 명의 여성이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는 300~400명의 여성들이 거주했지만, 성매매방지특별법 이후 강화된 단속 등으로 위축되면서 크게 줄었다.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은 주로 공권력을 동원해 강제로 추진한 국내 다른 도시의 집결지 사례와는 달리 행정과 시민단체 등이 힘을 모아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을 추진, 최근까지 폐공가와 성매매업소 등 4필지의 토지(628㎡)와 건물을 매입, 인권과 문화예술거점 공간으로 그 기능을 바꿔 가는 중이다.
쪽방 형태의 여인숙 건물의 일부를 보존해 성매매업소의 기억의 공간으로 남겨두는 한편 일부는 지역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정주형 공간으로 점차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17∼2019년 2단계 확장 사업과 3단계 정주형 예술창작공간화 작업을 거쳐 궁극적으로 선미촌을 인권과 문화의 광장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최수학 기자 shc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