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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황새 야생방사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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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황새 야생방사 중단”

입력
2016.10.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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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룡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장이 교내 청람황새공원에서 황새의 감전사 위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유럽 등 선진국들은 큰 조류의 감전사를 막기 위해 전신주의 두 선로 간격을 1미터 이상 떼어 놓아 날개가 닿지 않도록 한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박시룡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장이 교내 청람황새공원에서 황새의 감전사 위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유럽 등 선진국들은 큰 조류의 감전사를 막기 위해 전신주의 두 선로 간격을 1미터 이상 떼어 놓아 날개가 닿지 않도록 한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한반도 황새복원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이 황새 야생방사 중단을 선언했다. 황새의 감전사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황새생태연구원 박시룡 원장은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야생에 풀어놓은 황새들이 최근 전신주에 내려앉다 잇따라 감전사했다”며 “더 이상의 감전사를 막기 위해 황새 방사를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지금 같은 환경에서 황새를 방사하는 것은 살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황새에게 더 이상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측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2시 30분쯤 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 마을 전신주에 내려앉던 황새 1마리가 날개가 전선에 걸리면서 감전사했다. 당시 목격자들은 “황새가 전신주에 착지하는 순간 날개 한쪽에서 불빛과 함께 ‘펑’하는 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이 황새는 황새생태연구원이 지난해 9월 충남 예산의 황새공원에서 방사한 암컷 ‘민황’이다. 민황은 지난 4월 자연상태에서 새끼 2마리를 낳아 정성껏 길러왔다.

앞서 지난 8월에도 암컷 황새 ‘태황’이 광시면 가덕리 농경지 주변에서 감전사하는 등 황새 감전사가 잇따르고 있다.

박 원장은 “전신주는 황새들에게 비무장지대에 있는 지뢰와 같다”며 “정부와 한국전력은 예산 황새마을 주변의 전신주를 땅에 묻거나 전신주 위에 인공 둥지를 설치하는 등 전신주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새생태연구원의 야생 방사 중단으로 한반도 황새복원 프로젝트는 당분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1996년 러시아에서 새끼 황새 2마리를 들여와 복원 사업을 시작했다. 인공증식으로 개체수를 늘리면서 황새를 자연에 풀어놓는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했다. 지난해 인공번식한 황새 8마리를 예산 황새공원에서 처음으로 야생에 풀어놓았고 이중 한 쌍이 지난 4월 자연 상태에서 번식하는데 성공했다. 황새 자연방사가 착착 진행되면서 연구원은 방사 규모를 서서히 확대할 계획이었다.

박 원장은 “내년에 충남 예산에서 황새 4마리를 추가 자연 방사하기로 한 계획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며 “황새 복원 사업에 속도를 내려 했지만 현재 상황으론 어려울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현재 황새는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이 100마리, 예산 황새공원이 68마리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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