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파, 한국인 ‘마음의 온도’ 조사
평균 영하 13.7도… 취준생 최저
응답자 76% “앞으로 더 낮아져”
한국인이 느끼는 ‘마음의 온도’는 영하 13도의 한겨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조사한 ‘마음의 온도’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심리적 체감 온도는 평균 영하 13.7도였다. 지난달 20~25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0도를 기준으로 심리적으로 힘든 정도를 영하로, 만족스러운 정도를 영상으로 표현하도록 한 뒤 그 정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세대별로는 취업난을 겪고 있는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 그룹이 영하 17.3도로 심리적 추위 강도가 가장 컸다. 취업준비생만 따로 집계하면 무려 영하 20.7도의 혹한이었다. 입시경쟁 스트레스가 심한 고등학생(영하 15.7도), 취업은 했지만 결혼ㆍ육아 피로감에 만족도가 낮은 20,30대 직장인(영하 12.9도), 퇴직이 가까워진 50대 직장인(영하 12.1도)도 마음의 온도가 낮았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40대 직장인의 마음 온도(영하 10.7도)가 그나마 조사 대상 그룹 중 가장 높았지만 영하를 벗어나진 못했다.
더구나 응답자 4명 중 3명(76%)은 앞으로 마음의 온도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불황으로 인해 경제전망이 밝지 않아서’(36.3%)가 가장 큰 이유였다. ‘갈수록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세상이 될 것 같아서’(31.4%) ‘여가 및 휴식이 부족해서’(12.9%) ‘세상 인심이 더 각박해질 것 같아서’(10.0%)가 그 뒤를 이었다.
일상에서 ‘타인이 나를 대할 때의 배려 점수’에 대해선 응답자들이 평균 54.3점을 줬다. 반대로 ‘내가 타인을 대할 때의 배려 점수’는 63.2점으로 다소 높았다. 세대별로는 20,30대 직장인이 자신의 배려 점수(59.1점)와 타인의 배려 점수(50.3점) 모두 조사 대상 중 가장 낮았다. 신호창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저성장과 부의 격차 심화로 정서적 외로움이 가중되며 사회적 관계가 배려보다는 갈등의 틀에 갇히고 있다”며 “사회적 연대감을 높이고 배려하는 상생의 정신을 실천할 때 ‘마음의 온도’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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