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우희종 교수를 즉각 해임하라.”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은 성낙인 서울대 총장을 찾아온 스님과 불교 신자 70여명으로 때아닌 문전성시였다. 조계사와 봉은사 스님과 신도, 대한불교 조계종 중앙신도회와 종무원조합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근거 없는 비난과 조롱으로 한국불교를 폄훼하고 있는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참회하라”며 총장실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문제가 된 것은 우 교수가 낸 ‘쇼! 개불릭’(바다출판사)에서 한 발언이다. 지난달 초 발간된 이 책은 우 교수와 3명의 공동저자들이 종교 이슈를 다루는 동명의 팟캐스트에서 나눈 이야기를 담았다. 불교 신자인 우 교수는 현재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이자 서울대교수불자모임인 ‘불이회’ 회장이다.
책에 나오는 우 교수의 표현들은 이렇다. “한국불교는 변태불교다” “늘 약자의 등에 빨대 꽂고 돈만 보면서 산다” “더는 제 역할을 못하고 일부 승려들의 재산 증식 사업 장소로 전락했다” “사찰 이면을 보면 암흑가 갱단 같다” “주요자리를 두고 3,000억, 5,000억의 돈이 오간다”.
반발은 거셌다. 조계종 종무원조합은 지난달 19일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책을 전량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해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조계사에 몸을 맡길 당시 종무원과 스님들이 나와 공권력 투입 저지한 일을 두고 우 교수가 ‘쇼를 벌였다’고 표현한 대목 등이 “허위사실”이라며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이날 서울대를 항의 방문한 이들은 ‘우희종 교수 주장에 의한 피해자 일동’ 이름으로 낸 성명서에서 “우 교수의 막가파식 발언으로 스님과 불자들이 졸지에 타락한 집단 구성원이 됐다”며 “수 백 명의 종무원들 역시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
이런 논란에 대해 우 교수는 페이스북에 “표현이 독설인 점은 인정하지만, (허위사실로 지목된 각종 언급은)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들에게 듣고 본 내용에 근거한다”며 “변태불교 발언은 물질은 풍부하나 가르침의 실천이 빈약한 현식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5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도 “제 주장에 잘못이 있다면 토론하면 될 일을 소송을 걸고 신도의 직장에 찾아와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불교적이지 않다”며 “법적으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기꺼이 지겠다”고 말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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