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부 과정에서 어떤 과목의 학점 평가는 pass-fail 식으로 표기한다. 이런 과목은 대개 중요하지 않거나 선택 과목인 경우가 많지만 학생들에게 부담을 덜 준다는 의미에서 여전히 채택하는 학교가 많다. 예전에 우리 초등학교에서 점수 대신 사용하던 ‘수-우-미-양-가’ 방식은 굳이 영어로 한다면 ‘Excellent-Very Good-Good-Fair-Poor’가 되는데 이에 대한 다른 나라의 명칭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어떤 나라에서는 ‘Excellent-Very Good-Good-Accepted-Failed’로 하는 곳도 있고 우리식의 ‘양-가’ 구분을 ‘Average-Accepted-Satisfactory-Failure’처럼 좀더 세분화하는 나라도 있는데 중간 그룹을 다른 용어로 기록한다면 ‘Good-Fair-Poor’순으로 나눌 수 있다. 신기하게도 이란 이라크 등 회교 국가에서 이와 비슷한 명칭을 사용하는 나라가 많다. 인도의 경우 ‘Distinction-First Class-Second Class-Pass Class-Fail’ 구분을 하는데 소위 First Class 등급은 명칭과 달리 상위 60~70% 그룹이고 그보다 위인 최상위 Distinction이 상위 70%라는 점은 매우 관대한 기준으로 보인다. 우리식 ‘수-우-미-양-가’를 영어로 옮길 때 상위 3등급을 ‘Excellent-Very Good-Good’ 용어로 사용하는 나라가 대부분이며 ‘양- 가’ 부분에서 ‘양’은 Satisfactory 혹은 Fair 로 하고 ‘가’는 Sufficient 혹은 Acceptable로 하거나 Fail로 기록하는 나라도 많다.
대학 학점이나 성적을 Latin어 명칭으로 사용하는 나라는 매우 많다. 미국 대학의 예를 보면 학점 평균(GPA)도 대부분 4.0 만점을 기준으로 계산하고 일정 percentage로 구분한다. 상위 5% 혹은 학점 3.9이상은 Summa Cum Laude(숨마쿰라우데), 상위 10% 혹은 3.8이상은 Magma Cum Laude(마그마쿰라우데), 상위 15% 혹은 3.65이상은 Cum Laude(쿰라우데)식으로 나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등급 기준은 1940년대와 50년대 그리고 2005년 이후에 시행하는 방법이다. 1970년대부터1993년까지는 With Highest Honors-With High Honors-With Honors로 불리었고 2005년 이후로는 그 이전 명칭과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다. 각 등급을 영어로 번역해 보면 최상위 5%의 Summa Cum Laude는 with highest honor이고 상위 두 번째 등급 Magma Cum Laude는 with great honor 의 뜻이고 세 번째의 Cum Laude는with praise 혹은 with honor의 뜻이다. 이런 명칭을 사용하는 나라는 영국, 프랑스, 독일은 물론이고 싱가포르 브라질 등 수십 개국에 이른다. 물론 이것은 한국식 등급 ‘수석-차석-우등’과 이름도 기준도 크게 다르기 때문에 우리식 석차를 영문 입학서나 이력서에 기재하려면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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