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매출을 부풀려 수백억원을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는 종합유선방송 업체 CJ헬로비전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허위 세금계산서를 이용해 230억원 가량의 매출을 부풀린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헬로비전 본사를 압수수색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수사관 17명을 투입해 회사 영업 관련 계획서와 실적 자료, 회계자료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CJ헬로비전이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통신설비를 공급하거나 태양광 발전사업에 참여한 것처럼 꾸미는 등 여러 건의 사업에서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분석 작업을 벌인 뒤 조만간 본사 관계자들을 소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올해 3월 CJ헬로비전 소속 지역방송이 용역 물품 지급계약 과정에서 비용을 과다 계상한 뒤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매출액을 부풀린 혐의를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본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불법 행위가 이뤄졌다고 판단해 수사를 확대했다.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CJ헬로비전이 SK텔레콤과의 인수ㆍ합병을 앞두고 몸값을 불리려 무리수를 뒀다가 꼬리를 잡힌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두 회사간 인수ㆍ합병 불허 결정을 내렸다.
CJ헬로비전 측은 “2014년 지역본부 거래처가 소규모 신규사업을 진행하면서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파악하고 관리ㆍ감독 강화 규정을 만들었다”며 “본사에 관리 소홀 책임이 있을지 몰라도 직접적인 귀책 사유는 없다는 점을 수사 과정에서 밝히겠다”고 해명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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