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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의 가을잔치, 내년에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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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의 가을잔치, 내년에도 부탁해

입력
2016.10.0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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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ML 포스트시즌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

볼티모어 디비전시리즈 진출 무산

홈 팬들 야유 받던 미운 오리

알토란 활약으로 3할대 채우며

ML 데뷔 시즌 백조로 거듭나

볼티모어 김현수가 5일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타격이 제대로 되지 않자 안타까워하고 있다. 토론토=AP 연합뉴스
볼티모어 김현수가 5일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타격이 제대로 되지 않자 안타까워하고 있다. 토론토=AP 연합뉴스

김현수(28ㆍ볼티모어)의 생애 첫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은 단 한 경기로 아쉽게 막을 내렸다. 그러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자신을 향하던 볼티모어 팬들의 야유를 기립박수로 바꿔 놓은 드라마틱한 데뷔 시즌이었다.

김현수는 5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와 아메리칸리그 단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한국인 타자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 선발 출전한 건 추신수(34ㆍ텍사스)에 이어 김현수가 두 번째다. 팀도 연장 11회 접전 끝에 2-5로 패해 김현수는 ‘가을잔치’첫 안타를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 이로써 디비전시리즈에서 기다리고 있는 추신수와 맞대결도 불발됐다. 네 타석 모두 내야 땅볼로 물러난 김현수는 7회말 2사 후 수비 때는 상대 멜빈 업튼 주니어의 타구를 잡으려다 관중석에서 날아든 음료수 캔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김현수는 무사히 포구를 했지만 당황한 표정으로 관중석을 바라봤다. 팀 동료인 중견수 애덤 존스가 더 화를 냈다. 음료수 캔이 날아든 방향을 확인한 존스는 관중석을 향해 검지를 들고, 강한 항의의 뜻을 표했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도 그라운드로 나가 심판진에 항의했다. 경찰은 관중석으로 이동해 문제의 팬을 즉각 퇴장 조치했다. 만약 이 팬의 방해로 김현수가 공을 놓쳤다고 해도 이 타구는 아웃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컸다. 메이저리그 경기 규칙 3조 16항은 ‘타구 또는 송구를 관중이 방해하면 볼 데드를 선언하고, 심판이 당시 상황을 판단해 아웃 혹은 안타를 결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지역지 볼티모어 선은 경기 후 “볼티모어 선수들이 로저스 센터 원정길에는 음료수를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 다만, 음료수가 머리로 날아들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음료수 캔을 투척한 상대 팬을 비꼬았다.

김현수가 7회말 2사후 수비때 상대 타자의 타구를 포구하는 순간 음료캔이 날아들고 있다. 토론토=USA투데이 뉴스1
김현수가 7회말 2사후 수비때 상대 타자의 타구를 포구하는 순간 음료캔이 날아들고 있다. 토론토=USA투데이 뉴스1

김현수는 연장 11회초 타석에서 교체됐다. 토론토는 2-2로 맞선 11회말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ㆍ3루에서 에드윈 엔카나시온의 좌월 끝내기 3점포를 앞세워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했다.

비록 가을야구는 허무하게 끝났지만 루키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첫 시즌은 짜릿한 해피엔딩이었다. 지난해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현수는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김현수가 타율 1할7푼8리(45타수 8안타)로 극도로 부진하자, 댄 듀켓 볼티모어 단장과 쇼월터 감독은 마이너리그 강등을 운운하면서 냉랭한 태도를 보였다. 김현수는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행사하며 메이저리그에 잔류했지만 4월5일 개막전을 앞두고 열린 홈구장 식전 행사에서 볼티모어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4월까지 크게 변하지 않은 입지 속에서도 김현수는 가뭄에 콩 나듯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15타수 9안타를 기록하며 반전의 서막을 열었다. 마음을 바꾼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를 점점 중용하기 시작했고,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특히 9월29일 토론토와 원정경기에서는 1-2로 뒤진 9회초 대타로 나가 역전 결승 투런포를 쏘아 올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김현수의 정규시즌 타율은 9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리(305타수 92안타)에 6홈런, 22타점, 36득점이다. 규정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환골탈태한 루키 시즌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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