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또다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했다. 4일 필리핀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은 한 지방자치 관련 행사장에서 현 정부가 벌이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비판적인 어조를 유지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지옥에나 가라(You can go to hell)”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9월 초에도 라오스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앞두고 “(오바마가 마약 용의자 사살 정책에 대해 묻는다면) 개XX라고 욕할 것”이라고 말해 미국과 필리핀의 정상회담이 취소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앞으로 미국과 필리핀의 합동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계획을 거듭 확인했다.
한편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필리핀 경찰 간부를 인용해 “두테르테 정부가 경찰 조직내에 비밀 암살단을 운영하며 마약 용의자를 초법적으로 처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급증한 마약 용의자 사살 배후에 이 같은 암살단이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암살단의 일원으로 참여해 최근 3개월 간 87명을 사살한 한 경찰은 “암살단은 주로 밤에 복면을 한 채 검은색 옷을 입고 움직인다”라며 “상부에서 보내준 용의자 인적사항을 보고 신속하게 사살해왔다”고 증언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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