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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이, 16년 연속 100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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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이, 16년 연속 100안타

입력
2016.10.0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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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한이가 4일 대구 LG전에서 1회말 16년 연속 100안타를 달성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삼성 박한이가 4일 대구 LG전에서 1회말 16년 연속 100안타를 달성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소리 없이 강한’ 박한이(37ㆍ삼성)가 16년 연속 100안타의 위업을 달성했다. 한 달 공백 속에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기록을 연장하며 이 부문 최장 기록인 양준혁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한이는 4일 대구 LG전에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1회말 무사 1루에서 맞은 첫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봉중근을 상대로 좌중간 안타를 쳤다. LG 중견수 김용의와 좌익수 문선재가 공을 향해 달리다 충돌했고, 공은 김용의의 글러브를 맞고 떨어졌다. 올 시즌 박한이의 100번째 안타다. 이로써 박한이는 양준혁(1993∼2008년)만이 기록한 16시즌 연속 세자릿수 안타와 타이를 이뤘다.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시즌 박한이는 양준혁을 넘어 신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2001년 삼성에 입단한 박한이는 그 해 117안타를 쳤다. 이후 단 한 시즌도 빼놓지 않고 1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한 시즌에 200안타도 치는 시대에 ‘보통’ 이상의 타자라면 100안타는 대단한 기록은 아니다. 그러나 박한이의 기록이 가치 있는 이유는 꾸준함 때문이다. 16년 동안 현역으로 뛰기도 어려울뿐더러 매 시즌 주전 자리를 지키며 큰 부상 없이 100안타 이상을 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둔 올해 박한이는 고비를 맞았다. 그는 4월12일 대구 NC전을 앞두고 왼 무릎에 통증을 호소했고, 연골이 손상됐다는 진단이 나와 수술대에 올라 5월15일에 1군으로 복귀했다. 한 달을 비운데다 복귀 후에도 후유증으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어 100안타 달성 전망은 엇갈렸다. 그러나 류중일 삼성 감독은 박한이가 13경기를 남겨두고 87안타를 기록 중일 때도 “몰아치기가 가능한 선수다”라고 100안타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상위 타선에 포진돼 있기 때문에 (안타)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점도 이유로 들었다. 류 감독은 “사실 144경기 체제에서 100안타는 큰 의미가 아닐 수 있지만, 그 기록을 16년 연속 해내는 건 대단한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박한이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 지난달 2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더블헤더 1, 2차전에는 5안타를 몰아치는 등 최근 10경기에서 14안타를 치며 100안타를 완성했다. 박한이는 전광판에 대기록을 알리는 문구가 뜨자 기뻐하기보다는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박한이는 “기록을 신경 안 쓰려고 했지만, 완전히 잊고 지내지도 못했다”면서 “혹시 올해 100안타를 채우지 못하면 그 동안 쌓은 ‘꾸준한 선수’라는 이미지가 퇴색될까 걱정되기도 했다”고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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