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동안 같은 곰에게 두 번이나 습격을 받고도 죽은 시늉을 해 목숨을 건진 미국 남성의 사연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떠들썩하게 했다. 미국 몬태나 주 남부 보즈먼 시에 거주하는 토드 오어(50)씨는 곰에게 공격당한 후 피투성이가 된 자신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 페이스북에 올려 하루 사이 조회 건수가 2,500만 건에 달했을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지역 언론 몬태나스탠더드(MTS)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몬태나 주 에니스 동쪽 숲에서 사냥터를 물색하던 오어는 오전 7시 30분께 새끼 두 마리를 거느린 어미 회색곰과 마주쳤다. 그는 곰으로부터 약 7m 떨어진 거리에서 ‘베어 스프레이(곰 퇴치 전용 스프레이)’를 난사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급기야 야생동물을 만나면 머리와 목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린 오어는 곧바로 몸을 둥글게 말고 누워 죽은 척했다. 흥분한 상태로 몇 분간 오어를 물어뜯던 곰은 결국 흥미를 잃고 물러났다.
피를 흘리며 겨우 정차된 트럭으로 향하던 오어는 불행히도 10분 만에 같은 회색곰과 다시 마주쳤다. 그는 이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첫 습격 직후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는 왜 또 나인가 싶었다”며 “솔직히 죽을 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오어를 덮친 곰은 약 30초간 그의 등과 목, 왼쪽 팔뚝을 닥치는 대로 공격했다. 오어는 이번에도 몸을 둥글게 움츠린 자세로 죽은 시늉을 하며 버텨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매디슨 카운티 경찰국의 로저 톰슨은 MTS에 “같은 곰에게 하루 동안 두 차례나 습격당하는 일은 하루에 번개를 두 번 맞는 것만큼 드문 경우이다”고 말했다.
다행히 주요 장기와 다리를 온전하게 지킨 오어는 심각한 출혈에도 27㎞나 떨어진 병원까지 직접 차를 몰 수 있었다. 8시간에 걸친 피부재건 수술을 받은 그는 사고 직후 촬영한 영상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오어는 영상에서 “최고의 날이라 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살아서 내 체험을 공유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며 “곰이 출현할 만한 장소를 찾을 때는 꼭 베어 스프레이를 소지하고 안전하게 행동하라”고 당부했다.
강유빈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