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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뭉친 ‘톰과 제리’ 카타르 사냥 ‘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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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뭉친 ‘톰과 제리’ 카타르 사냥 ‘첨병’

입력
2016.10.0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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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오른쪽)과 김신욱이 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대표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본격 훈련에 앞서 몸을 풀며 다정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수원= 뉴스1
손흥민(오른쪽)과 김신욱이 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대표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본격 훈련에 앞서 몸을 풀며 다정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수원= 뉴스1

‘톰과 제리’가 다시 뭉쳤다.

울리 슈틸리케(62ㆍ독일) 축구 국가대표 감독은 6일 카타르(수원), 11일 이란(테헤란 원정)과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3ㆍ4차전을 앞두고 김신욱(28ㆍ전북 현대)과 손흥민(24ㆍ토트넘)을 나란히 발탁했다. 둘은 대표팀 내에서 알아주는 ‘단짝’이다. 만날 때마다 악의 없이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 때문에 ‘톰과 제리’로 통한다. 함께 태극마크를 단 건 2014년 6월 브라질월드컵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손흥민은 대표팀 소집 첫 날인 3일 인터뷰에서 “신욱이 형에게 ‘형이 뽑혀서 나만큼 좋아했던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 이야기했다”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김신욱도 손흥민과 한 방을 쓰게 됐다는 사실을 전하며”“나라를 위해 내가 손흥민의 컨디션을 올려야 한다. 내 역할을 잘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신욱과 손흥민의 존재는 한국 축구에 큰 축복이다. 두 선수 모두 이전 선배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뚜렷한 개성을 지녔다. 김신욱은 196cm의 장신으로 공중에서는 상대할 자가 없다. 손흥민은 빠른 스피드와 호쾌한 슈팅으로 팬들을 열광시킨다.

성장 환경도 달랐다.

김신욱은 대학 때까지 중앙수비수였다. 2009년 울산 현대에 입단해 당시 사령탑 김호곤(65) 감독의 권유에 따라 공격수로 변신했다. 처음에는 “쟤는 선수도 아니다”라는 혹평도 들었다. 체격조건은 뛰어나지만 공격수의 기본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타고난 성실함이 있었다. 부단한 노력으로 일취월장했다. 자비를 들여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밸런스 훈련을 한 덕에 장신치고 균형 감각이 매우 뛰어나다. 반면 손흥민은 타고난 공격수다. 잘 알려져 있듯 여덟 살 때부터 중2 때까지 강원 춘천에서 프로축구 선수 출신 아버지 손웅정(54)씨의 개인 지도를 받았다. 이때 단련한 기본기와 슈팅이 그가 세계 최고 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무기가 됐다.

둘은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친해졌다.

2011년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 때 처음 한솥밥을 먹었는데 주전보다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이 더 많은 동병상련의 처지였다. 서로 고충을 털어놓으며 가까워졌다. 주머니 속의 송곳이 튀어나오듯 둘 다 서서히 잠재력을 발휘했고 대표팀의 중심 공격수로 자리를 잡았다. 사이 좋게 브라질월드컵 무대를 밟았지만 이후 행보는 정반대였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유감없이 실력을 보여준 뒤 작년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며 대표팀 에이스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반면 김신욱은 계속된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슬럼프에 빠졌다. 작년 8월 중국 동아시안컵 때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지만 인상적인 활약은 없었고 다시 태극마크와 멀어졌다.

요즘은 둘 다 가파른 상승세다.

손흥민은 말 그대로 펄펄 날고 있다. 지난 달에 프리미어리그에서만 4골 1도움을 기록하며 잉글랜드 전역에서 화제를 몰고 왔다. 김신욱도 최근 정규리그 3경기 3골,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득점 등 예전의 기량을 찾았다.

김신욱과 손흥민 모두 카타르를 상대로 좋은 기억이 있다. 김신욱은 2012년 6월 카타르와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 원정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9개월 뒤 카타르와 홈경기 때는 1-1로 팽팽하던 후반 종료직전 손흥민이 천금의 결승골을 작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카타르전에서 김신욱을 최전방 원 톱, 손흥민을 측면에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은 “신욱이 형이 합류하며 우리 팀에 더 많은 공격 옵션이 생긴 것 같아서 좋다”며 엄지를 들었다. 김신욱 역시 “소속팀에서 좋은 흐름을 대표팀에서도 이어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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