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전숙희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전숙희문학상 제 6회 수상자에 허수경 시인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산문집 ‘너 없이 걸었다’(난다). 전숙희추모위원회는 “독일의 명시를 구심점으로 인간 내면의 상처를 보듬어 내는 작가의 따뜻한 눈과 문장력이 돋보이는 수작”이라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196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허수경 시인은 1987년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서울에서 두 권의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을 발표한 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가 1992년 독일로 떠나 지금까지 살고 있다. 그곳에서 세 번째 시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를 출간했고 뮌스터 대학에서 고고학을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밖에도 시집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산문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 장편소설 ‘모래도시’ ‘아틀란티스야, 잘 가’ ‘박하’ 등을 펴냈다. 시인은 수상작 제목에 대해 “‘너 없이’란 언제나 그리워했던 모국어였다”며 “뮌스터에서 20여 년간 생활하며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 수필집에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시상식은 6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장충동 한국현대문학관에서 열리며, 김민정 난다 대표가 독일에 있는 시인을 대신해 수상한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0만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이번 행사에서는 전숙희 탄생 100주년을 맞아 출간된 평전 ‘벽강 전숙희’(한겨레출판)의 출판기념회도 진행된다.
전숙희문학상은 한국의 대표 수필가이자 국제PEN클럽 런던본부 종신부 회장, 예술원 회원 등으로 활동한 벽강 전숙희 선생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됐다.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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