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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현대 선수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팬들을 바라보고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K리그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K리그 클래식 대표 명문 구단이자 인기 구단인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은 모두 진통을 겪고 있다.
최강팀 전북은 소속 스카우터가 심판에게 돈을 준 사실이 드러나 최근 승점 9점을 깎이고 벌과금도 1억 원을 내게 됐다. 스카우터 차모씨는 2013년 2명의 심판에게 5차례에 걸쳐 모두 500만 원을 준 사실이 적발돼 지난달 28일 부산지방법원에서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1위 전북(18승15무)의 승점은 당초 69점에서 60점으로 줄어들었다. 2위 FC서울(17승6무10패ㆍ승점 57점)과는 승점이 불과 3점 차이다. 남은 경기는 5경기씩이다. 두 팀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은 사상 처음 무패 우승을 기록하더라도 '불명예 우승'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포터즈의 단결력이 최고 수준이라 평가 받는 수원 삼성은 리그 강등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 2일 열린 '수원 더비'에서 수원FC에 패한 10위 수원 삼성(7승16무10패ㆍ승점 37점)은 강등권인 11위 인천 유나이티드(8승11무14패ㆍ승점 35점)에 승점 2점 차이로 쫓기고 있다. 지난 2년간 리그 준우승을 거둔 명가의 몰락은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100여명의 수원 서포터즈는 수원 더비 직후 수원월드컵경기장 1층 로비를 점령, 구단 프런트를 향해 항의 시위를 벌였다.
당시 팬들 앞에 선 주장 염기훈은 "강등만은 당하지 않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등장한 박창수 단장은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단장은 그러나 사퇴 요구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결정해서 답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3일 공개한 구단별 관중 현황에 따르면 전북(1만6,407명)과 수원(1만1,763명)은 경기당 관중수에서 서울(1만9,692명)에 이어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평균 유료 관중수에서도 전북(1만2,107명)은 서울(1만7,054명)에 이은 2위를, 수원(10,781명)은 3위를 차지했다. 전북과 수원은 K리그 흥행의 중심이 되고 있는 구단들이 분명했다.
스카우터의 일탈을 통제하지 못한 것과 훌륭한 선수들을 데리고도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한 것은 구단의 책임이다. 연맹 역시 화를 키운 부분은 있다. 조남돈 상벌위원장은 전북에 대한 징계에 대해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팀이기에 상응하는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는 여론을 충분히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징계는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게 축구계의 목소리다.
전북은 리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구단 중 하나다. 게다가 매년 우승을 바라보고 있는 강팀이다. 그런 팀의 승부 조작은 곧 리그 우승팀의 운명을 갈라놓을 수 있다. 하지만 전북은 작년 12월 대표이사가 심판을 매수한 혐의를 받은 경남FC(챌린지)보다 승점 1점 더 깎였을 뿐이다. 챌린지팀과 클래식 명문팀은 같은 선상에 놓일 수 없다. 우승팀이 얻을 홍보 효과나 수익 등을 고려한다면 전북의 벌과금 1억 원도 사실 큰 액수가 아니다.
K리그는 결국 흥행의 끈을 스스로 잘라버렸다. 명문 구단들의 추락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그의 발전에 역행하는 결정을 내린 연맹의 처사도 아쉬울 따름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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