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만톤 이상 수거
중국 등 해외서도 유입 심각
국제협약ㆍ국가간 대책 필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제주 해안이 해양쓰레기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남해안 등 육지는 물론 중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밀려오는 쓰레기들이 해안에 잔뜩 쌓이면서 청정 제주 이미지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해양쓰레기 수거량은 2011년 9,886톤, 2012년 9,654톤, 2013년 8,281톤, 2014년 7,250톤, 2015년 1만4,475톤 등 매년 1만톤 안팎에 이른다. 지난해 전국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량은 총 6만8,081톤. 이 중 86%(5만8,528톤)를 지자체가 수거했다. 지역별로는 전남(1만6,896톤ㆍ29%), 제주(1만3,283톤ㆍ23%), 경남(8,915톤ㆍ15%) 등 순으로 제주와 전남 지역 수거량이 절반을 넘었다
도내 해양쓰레기 수거사업에 투입되는 예산도 2011년 16억7,300만원, 2012년 16억400만원, 2013년 23억3,300만원, 2014년 19억2,800만원, 2015년 25억9,900만원 등 매년 20억원 내외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제주해안에 밀려오는 해양쓰레기들은 육지 등에서 유실된 폐스티로폼, 국내 어선 및 중국어선 등에서 투기되는 폐그물 및 각종 어선 생활쓰레기, 음료수 병과 일회용 음식물 포장용기와 같은 생활쓰레기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들 해양쓰레기들은 봄과 여름 사이에는 남동 계절풍을 타고 제주도 남쪽 서귀포시 지역에, 가을부터 겨울까지는 북서 계절풍을 타고 제주도 북쪽 제주시 지역에 주로 밀려온다.
특히 중국과 일본 등 외국에서 유입되는 생활쓰레기들이 조류를 타고 제주지역에 집중적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전국 해양쓰레기 모니터링을 한 결과 외국에서 밀려온 해양쓰레기는 개수 기준으로 전체 쓰레기의 5% 정도였다. 전체 해양쓰레기량에 비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제주와 전남 등 일부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밀려오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상황은 심각하다.
실제 전체 외국에서 유입된 해양쓰레기의 44%(8,308개)가 제주 사계리 해안에서 발견됐다. 이어 전남 진도 하조도(4,718개ㆍ25%), 전남 신안 임자도(1,859개ㆍ9%) 등 순이다. 태풍과 계절풍의 영향이 많은 7~9월, 11~1월에 제주와 전남 섬 지역 일부에 집중적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라별로는 중국이 79%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일본(1%), 동남아(1%) 등에서 온 쓰레기도 조류를 타고 우리나라 해안까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 불명 쓰레기도 19%에 달했다.
문제는 또 있다. 수거가 쉽지 않아 연간 2만톤 가량 발생하는 해양쓰레기 중 절반은 수거를 하지 못해 방치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동안 폐기물수거업체와 공공근로사업 등을 통해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전 해안에 걸쳐 산발적으로 다량 발생하고 인력도 부족해 제때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내년에 전국 최초로 해수욕장이나 해안 관광지 등의 해양쓰레기 수거를 전담하는 해양환경미화원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도 해양쓰레기 수거ㆍ처리대책을 마련해 유관기관ㆍ단체 중심으로 책임 청소구역을 지정 운영하고 읍면동 별로 해안정화 활동 공공근로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지형적 위치상 남해안과 중국 쓰레기가 제주로 많이 들어오고, 우리나라 쓰레기는 일본 쪽으로 많이 가고 있다”며 “해양쓰레기가 해류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협약이나 각국의 공동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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