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예상 땅값, 감정가 66억
4년 만에 54억 늘어… 확보 비상
내년 말 완공 목표 미지수
市 “공원 개발 장려 정책 나와 많이 오른 것”
포항시가 추진 중인 포항장량국민체육센터 건립 사업이 부지 보상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비상이 걸렸다. 당초 12억 원으로 예상한 땅값이 막상 감정평가를 해 보니 5.5배인 66억 원으로 올랐고, 이에 따라 전체 사업비도 160억 원에서 214억 원으로 늘게 됐기 때문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북구 장량동에 건립키로 한 포항장량국민체육센터의 부지 보상 감정가가 66억 원으로 당초 예상한 12억 원의 5.5배에 달했다. 포항시는 “4년 전인 지난 2012년 9필지 1만7,403㎡의 보상으로 당시 공시지가에 3배를 곱한 뒤 5억 원을 추가해 12억 원으로 책정했다”며 “최근 전문감정기관에 의뢰한 결과 그 동안 땅값이 급등, 66억 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예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남에 따라 2017년 말로 예정된 완공일도 지키기 어려워 보인다. 장량체육센터 사업비 160억 원은 공사가 마무리되는 2017년에 모두 예산이 확보되도록 편성됐다. 하지만 보상비가 54억 원 늘어나면서 2018년은 돼야 준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내년 추경에 24억 원 가량을 1차 반영한 뒤 나머지는 2018년 본 예산에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공사는 지주한테 토지사용승낙을 받아 시작할 수 있지만 준공은 부지매입이 끝나야 하기 때문이다. 또 사업비가 30% 이상 늘어나게 됨에 따라 지방재정법에 따른 재심사 절차도 거쳐야 한다.
이에 포항시 관계자는 “4년 전 부지 선정 당시에는 12억 원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했고 일대 어디에도 그보다 더 저렴한 땅이 없어 결정한 일로, 2년 전 장량체육센터 예정지와 같은 공원부지 개발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이 발표되면서 갑자기 땅값이 많이 올랐다”며 “다른 건축ㆍ건설사업도 시간이 지나면 부지 가격이 예상보다 많이 오르기도 해 재심사를 해도 보상 가격이 오른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희정 포항시의원은 “사업비가 5억 원 늘어나도 재정에 큰 부담인데 54억 원이나 더 필요하다면 포항시가 가격 변동 가능성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고 “땅값이 이 정도로 급등할 줄 알았다면 부지 선정부터 원점에서 재검토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도 포항시가 당초 보상비 산정에 부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의 한 부동산개발 업체 관계자는 “예상 보상가격을 산출할 때 감정원에 의뢰하거나 주변 개발 상황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검토해 수정해 나갔어야 하는데 공시지가에 무조건 3배로 계산한 것은 안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포항장량국민체육센터는 포항 북구 장성동 335의 1 일대에 대지 면적 1만7,403㎡에 체육관, 수영장, 문화센터 등 연면적 5,650㎡로 건축되며 문화센터 안에는 장량동주민센터가 들어선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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