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교육청이 농어촌 작은 학교 구하기에 나섰다.
도 교육청은 도내 농어촌 학교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교육여건 개선과 인재 발굴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구로 ‘강원 교육희망재단’을 설립키로 하고 최근 조례를 공포했다고 3일 밝혔다.
강원 교육희망재단의 설립 목적은 인구수와 학생 수에 따라 소규모 학교와 교육지원청을 통폐합하겠다는 교육부 정책에 대비하기 위한 것. 만약 교육부가 통폐합 대상 학교에 재정 지원을 줄이면 후원금을 작은 학교 지원을 위한 재원으로 투입하겠다는 게 강원도 교육청의 입장이다.
강원도 교육청은 출연금 64억 원과 기부금 모금 등을 통해 작은 학교를 지키는데 필요한 재원 304억 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조만간 재단 설립을 위한 추진단을 구성한 뒤 기금모금 전문가 1명을 공개 채용한다. 재단은 내년 3월 공식 출범한다.
소규모 학교 살리기는 강원교육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다.
정부가 통폐합 정책을 도입한 1980년대 이후 문을 닫은 강원지역 학교는 446개교. 문제는 농산어촌 작은 학교들이 수백 곳이 더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그 동안 학생 수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를 대상으로 통폐합을 권고했으나 읍 지역의 초등학교는 120명 이하, 중등학교는 180명 이하로 통폐합 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도시 지역의 초등학교는 240명 이하, 중등학교는 300명 이하면 통폐합 대상이다. 교육부 기준을 적용하면 강원지역에선 전체(673개교)의 45.5%가 대상이다.
이미 폐교 지역의 학생들의 통학거리가 크게 늘어나고 마을교육 공동체가 붕괴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새누리당 황영철(강원 홍천ㆍ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제) 국회의원이 강원지역 통학버스 운영실태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춘천 남산초교(54㎞)와 양양 상평초교(52㎞), 동해 삼육초교(50㎞) 등으로 편도 노선이 30㎞ 이상인 초등학교가 10곳에 달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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