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물론 영국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손세이셔널’ 손흥민(24ㆍ토트넘)이 국가대표에서도 선전을 다짐했다.
울리 슈틸리케(62ㆍ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소집해 첫 훈련을 소화했다. 전날인 2일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에서 90분을 뛴 손흥민도 이날 오후 귀국해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했다. 한국은 이곳에서 6일 카타르와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을 치른 뒤 11일 ‘원정팀의 무덤’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4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최종예선에서 두 경기를 치른 현재 1승1무(승점 4ㆍ골득실+1)로 우즈베키스탄(승점 6ㆍ골득실+2), 이란(승점 4ㆍ골득실+2)에 뒤진 A조 3위라 이번 2연전 승리가 절실하다.
대표팀은 손흥민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요즘 펄펄 날고 있다. 정규리그 4골 2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골 등 5골 2도움으로 팀의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훈련 전 취재진 앞에 선 손흥민은 작년 시즌보다 좋아진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솔직히 잘 모르겠다. 작년에도 시즌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부상 때문에 어려움은 있었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며 “몸 상태가 좋아진 것은 사실인데 작년에는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하면서 배운 것 같다. 하지만 아직 한 참 멀었다. 프리미어리그가 얼마나 어려운 리그인지 배웠고 지금도 배우고 있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는 손흥민이 팀 동료 에릭 라멜라(24ㆍ아르헨티나)와 페널티킥을 차려고 약간 다투는 듯한 모습이 크게 화제가 됐다. 결국 라멜라가 슛을 때렸지만 실패했다. 손흥민은 “공격수라면 욕심을 내는 것이 당연하다. 라멜라가 찬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 페널티킥은 넣을 수도 있고 못 넣을 수도 있다. 경기장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라멜라가 주눅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대수롭지 않아했다.
손흥민은 카타르에 좋은 추억이 있다.
2013년 3월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홈경기에서 1-1로 맞선 종료직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의 월드컵 진출에 발판을 놓는 천금의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3년 전 일일 뿐이다. 하지만 그 기운을 받아 이번 경기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무엇보다 승점 3점을 획득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전에서 손흥민을 측면 날개로 활용할 방침이다. 손흥민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원 톱 공격수로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팀의 원톱 공격수 해리 케인이 다쳐서 손흥민 카드를 쓴 것 뿐이다”며 “손흥민도 원래 위치인 왼쪽 측면 공격수 포지션을 편안해 한다. 토트넘도 장기적으로는 손흥민을 원 톱으로 쓰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지난 달 26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며 손흥민의 불손한 태도를 지적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아직 소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따로 미팅하진 않았다. 기회가 있다면 (선수들의 태도와 관련한) 이야기를 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감독님이 쓴 소리를 하면 받아 들여야 한다”고 답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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