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부시’ 클린턴 지지 이어
‘아들 부시’ 딸도 모금행사 참석
부시家의 트럼프 반감 드러내
‘부자(父子) 대통령’을 배출한 미국의 정치 명문 부시 가문이 이번 대선에서 소속 정당인 공화당 대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시 측 인사들이 직접 클린턴에 대한 공개 지지 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자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보다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에게 호감을 표시하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의 딸인 바버라 부시 피어스(34)가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클린턴 선거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는 클린턴의 최측근 후마 애버딘이 클린턴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패션계 여왕’으로 불리는 미국판 보그의 편집장 애나 윈터가 공동으로 마련한 자리다.
피어스는 애버딘과 보그의 편집자 로렌 산토 도밍고, 패션잡지 배너티 페어의 데렉 블래스버그 등과 함께 다정하게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우리는 그녀(힐러리)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달린 현장 사진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급속히 퍼졌다. 산토 도밍고가 올린 트위터 사진은 한 시간가량 후 삭제됐고, 블래스버그 역시 비슷한 시점에 사진을 삭제했으나 곧바로 힐러리 지지 해시태그만 지운 채 다시 게재됐다.
부시가 중에서 클린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내비친 것은 피어스가 처음이 아니다.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ㆍ41대) 전 대통령은 최근 비공개 석상에서 클린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인 캐서린 케네디 타운센드는 앞서 지난달 중순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대통령(아버지 부시)이 힐러리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아버지와 함께 아들인 조지 W. 부시(43대) 전 대통령과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역시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애초부터 트럼프의 ‘막말’과 ‘분열적 가치’를 비판해 온 부시가는 ‘3부자 대통령’ 기록에 도전했던 부시 전 주지사가 경선에서 트럼프에게 패해 도중 하차한 이후 트럼프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다만 부시 전 주지사의 아들이자 텍사스 주의 국토부 장관격인 조지 P. 부시(40)는 지난 8월 텍사스 주 공화당 활동가들 모임에서 트럼프를 중심으로 공화당이 뭉쳐야 한다며 가족 구성원 중 유일하게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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