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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표나리 패션 무려 '4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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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표나리 패션 무려 '400만원'

입력
2016.10.0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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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질투의 화신' 속 공효진의 사원증 목걸이는 '계약직'을 뜻하는 붉은 빛이다./사진=SBS '질투의 화신' 홈페이지

[한국스포츠경제 허인혜 인턴기자] '3류 대학 출신으로, 돈도 없고 빽도 없고 가진 건 몸뚱이 뿐'.

SBS 수목극 '질투의 화신'의 여주인공 표나리(공효진)의 캐릭터 소개는 한마디로 압축된다, '러블리 궁상'.

'질투의 화신'은 남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홈쇼핑에서 양념게장을 뜯던 생계형 모델 표나리가 신분 승격의 꿈을 안고 계약직 기상캐스터 인생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배우 공효진이 여주인공을 맡아 특유의 생활형 연기를 펼치며 시청률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공효진을 수식하는 '패셔니스타'답게 극중 의상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누구나 입는 옷도 흔하지 않게, 세련되고 시크하게 소화해 시각적 재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패셔니스타 공효진'과 '계약직 표나리' 사이의 간극이다. 공효진이 맡은 표나리는 지상파 방송사의 계약직 기상캐스터다. 표나리는 극중 경력 4~5년 차에 9시 메인뉴스가 아닌 오전 뉴스, 즉 후방 기상캐스터다. 평균 연봉은 2,000만원 초반에서 높게는 4,000만원까지로 알려져 있다. 세금을 뺀 한달 수령액으로 환산하면 적게는 150만원에서 많아도 300만원을 넘기지 않는다. 평균값인 3,000만원의 연봉에 계약했더라도 200만원 언저리의 월급을 받는다.

▲ "저, 비행기 처음 타봐요"라고 말한 표나리(공효진)가 공항과 비행기에서 소화한 원피스는 300만원대의 '캐롤리나 헤레나' 제품이다./사진=SBS '질투의 화신' 캡쳐

표나리는 의상, 메이크업 협찬은커녕 머리부터 발끝까지 직접 해결한다. 아침 뉴스 때문에 새벽 의상과 메이크업 박스를 직접 들고 옥탑 월세방을 나서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표나리를 사랑하는 명품 브랜드 편집숍 대표 고정원(고경표)이 만든 '표나리표 사이즈'의 의상 때문에 아나운서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공효진은 돈 없고, 배경 없는 표나리의 설정을 몸에 맞는 옷처럼 연기하면서도 명품 의상을 매회 척척 입고 나와 시청자들의 드라마 이입을 방해하고 있다. 공효진이 첫 회 태국 출장 장면에서 입었던 레드 원피스는 약 300만원 대의 캐롤리나 헤레나 제품이다. 함께 매치한 구찌 시계는 70만원 대다. 소나기가 내리자 태국 거리를 뛰었던 베자 스니커즈도 10만원을 훌쩍 넘긴다. 합계 400만원짜리 패션으로 월급의 2배를 하루 의상에 투자한 셈이다. 4회 이화신을 미끄러뜨린 첫 만남에서 입은 화려한 플라워패턴 원피스는 러브모스키노 제품이다. 200만원을 호가하는 구찌의 '신상' 블라우스, 원피스, 스커트도 매장보다 더 일찍 TV를 통해 선보였다.

의상 못지않게 눈에 띄는 명품 소품은 가방이다. 8회 고정원을 만나러 가던 길에 착용한 가방은 로저 비비에의 숄더백으로 170만원 가량이다. 150만원대의 안야힌드마치의 백팩, 300만원대의 소니아 리키엘 클러치도 슈퍼 비닐봉지마냥 들고 나왔다.

▲ 공효진이 어깨에 걸친 푸시버튼 맨투맨의 가격은 29만6,000원이다./사진=SBS '질투의 화신' 캡쳐

친분이 두터운 박승건 디자이너의 푸시버튼도 표나리의 과소비 품목 중 하나다. 2회 출근 장면, 7회 경찰서 방문 장면 등에서 푸시버튼의 아이템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7회에서 어깨에 툭 걸쳤던 노란 맨투맨의 정가는 29만6,000원으로 일상복으로는 다소 비싼 편이라는 지적이다.

과거 설정에 맞지 않는 패션으로 논란을 불렀던 드라마들은 PPL과 연관이 깊었다. 하지만 공효진의 의상 논란은 PPL과는 거리가 있다. 캐릭터의 제한된 상황에서 비주얼을 연출하는데 한계는 있다. 그러나 굳이, 반드시 명품이 아니더라도 표나리를 살릴 수 있는 스타일링 아이디어는 충분히 많다.

'질투의 화신'은 매회 시청률 10%를 넘기며 순항 중이다. 단박에 기상캐스터 표나리로 변신한 공효진의 덕이 크다. 공효진의 명 연기를 빛내주는 조연은 명품 옷이 아니라 어울리는 패션일 터, 의상 논란이 아쉬운 이유다.

허인혜 인턴기자 hinhy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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