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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전 헤어진 모녀, 눈물의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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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전 헤어진 모녀, 눈물의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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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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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 있는 것만 같아요. 딸을 찾아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남편의 가정 폭력을 견디다 못해 두 살 딸을 두고 집을 나온 50대 여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34년 만에 딸과 재회했다.

3일 부산 동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월 23일 최모(59ㆍ여)씨가 34년 전 헤어진 딸을 찾아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최씨는 1982년 동거남 정모씨의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해 정씨와의 사이에 둔 딸을 두고 혼자 집을 나왔다. 혼인신고는커녕 갓 돌을 지난 딸의 출생신고도 못한 상태였다. 도망치듯 나선 발걸음이 34년 동안 딸의 생사조차 알지 못하는 길이 될 지 당시는 알지 못했다.

딸을 그리는 마음으로 30여년을 살아온 최씨는 실오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최씨에게 남아 있는 기억이라고는 딸과 남편의 이름, 생년월일 정도였다.

경찰은 최씨가 알려준 정씨의 인적 사항과 딸의 출생시기 등을 토대로 주민등록 조회를 했지만 일치하는 사람이 없었다. 또 정씨에게 이복 여동생이 있었다는 말에 따라 조회를 통해 경기도에 거주한 사실을 파악했지만 1991년 사망한 상태였다. 이어 최씨가 딸을 출산한 부산의 산부인과 병원도 2000년 폐업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의 수사는 1주일 넘게 진행됐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경찰은 숨진 이복 여동생의 가족 관계를 파고 들었다. 그 결과 사망자의 친언니(54)가 광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보했다. 그를 통해 최씨의 딸이 2013년 결혼해 전남의 한 도시에 살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경찰에 따르면 1981년생인 최씨의 딸은 남편의 이복 형 호적에 1982년생으로 등록돼 있었다.

최씨의 딸은 경찰에서 “어머니를 찾기 위해 경찰에 신고하는 등 수년 동안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는데 어떻게 나를 찾았느냐”고 반문하며 감사한 마음을 밝혔다고 경찰은 전했다. 모녀는 지난달 30일 동래경찰서에서 34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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