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유럽과의 골프 전쟁에서 8년만에 승리했다.
미국 골프 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ㆍ7,628야드)에서 열린 미국-유럽 골프대항전 제41회‘라이더컵’ 사흘째 경기에서 우승에 필요한 승점 5점을 추가했다. 2년마다 열리는 라이더컵에서 2010년, 2012년, 2014년 등 최근 3회 연속 유럽에 우승을 내줬던 미국은 2008년 이후 8년만에 라이더컵을 탈환했다. 1927년 이후 역대 전적에서도 26승2무13패로 절대 우위를 이어갔다.
미국 골프팀은 2014년 스코틀랜드의 글렌이글에서 라이더컵이 끝난 뒤 충격에 휩싸였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미국골프가 라이더컵에서 3회 연속 패하는 수모를 당한 것이었다.
베테랑 필 미켈슨(46)이 공개적으로 팀 구성과 작전 능력의 부재를 비판하는 등 패배 뒤 심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미켈슨의 제안으로 미국팀은 라이더컵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연패를 끊을 중책을 맡을 단장에는 데이비스 러브 3세(52)가 선임됐다.
러브는 2012년 홈인 시카고에서 열린 라이더컵에서 치욕의 역전패를 당했을 때 단장이었기에 부담이 컸다. 러브는 성적 포인트로 선발된 더스틴 존슨(32), 잭 존슨(40) 등 8명 이외에 단장 권한으로 뽑는 4명의 선수에도 공을 기울였다. 단장 추천 선수로는 리키 파울러(28), J.B.홈스(34), 맷 쿠처(38), 라이언 무어(34)가 뽑혔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1)도 미국팀의 부단장으로 발탁돼 선수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러브 단장은 선발 방식을 바꿔 라이더컵이 개막하기 직전 대회인 투어 챔피언십까지 기다렸다가 추천 선수로 무어를 선택했다. 이렇게 선발된 선수들은 라이더컵에서 제 몫을 다해줬다. 미국 선수 12명은 단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승점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승점 3점을 앞선 미국은 최종일 싱글 매치 플레이 12경기에서 7승1무4패로 크게 앞서 최종 승점 17-11로 우승했다.
미국은 싱글 매치 플레이 첫 주자로 나선 패트릭 리드(26)가 유럽팀 에이스 로리 매킬로이(27ㆍ북아일랜드)를 1홀차로 제압했지만 조던 스피스(23), J.B 홈스, 지미 워커(37)가 줄줄이 져 1점차 까지 쫓겼다. 그러나 리키 파울러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저스틴 로즈(36ㆍ잉글랜드)를 꺾고 브룩스 켑카(26)가 마스터스 챔피언 대니 윌렛(29ㆍ잉글랜드)을 제압한 데 이어 브랜트 스네데커(36)가 앤디 설리번(30ㆍ잉글랜드)을 제압해 점수차를 벌렸다.
우승에 필요한 승점 0.5점을 남긴 상황에서 라이언 무어는 리 웨스트우드(43ㆍ잉글랜드)를 1홀차로 따돌려 미국의 우승을 확정했다. 미국은 우승이 결정된 뒤에도 계속된 경기에서 잭 존슨과 더스틴 존슨이 승리해 대승을 완성했다. 유럽은 마지막 주자 마르틴 카이머(32ㆍ독일)가 맷 쿠처를 1홀차로 꺾어 아쉬움을 달랬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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