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말을 시간으로 분석하면, speaking의 50%는 침묵이나 멈추는 시간이다. 그 순간 uh나 um으로 시간을 벌고, 다음 이어질 말을 고민한다. 더듬는 말은 언어마다 있는데, 프랑스어의 euh, 스페인어의 este, 터키어의 mmmm, 히브리어의 ehhh,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eh, ah, mm, ooh 그리고 일본의 에또, 아노도 있다. 어떤 연구에서는 사람은 4.4초마다 한 번 더듬게 되고 이 순간에 주로 um이나 uh 등을 사용한다고 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uh는 짧은 시간 멈춤이고, um은 좀 더 긴 시간 머뭇거리는 것으로 본다. 이제는 이들 어구를 말의 군더더기나 쓰레기로 보지 않고, 하나의 표현이나 단어로 간주하는 추세다. 교수들도 강의에서 uh, you know 같은 어구를 사용하는데, 인문학 교수는 1분당 4.85회, 사회 과학 교수들은 3.84회, 자연 과학 교수들은 1.39회 사용하는 것으로 나온다.
Uh-um의 사용 패턴을 위해 미국인의 Tweet 내용 6억 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uh는 전국에서 골고루 잘 쓰이는데, 특히 미국의 중부 지역인 Arizona주, Iowa 북부 그리고 Ohio주의 동쪽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반면 여타 지역에서는 um이 더 많은데, 동남지역과 동북의 New England 지역, 중서부 위쪽에서 빈번하다. 그러나 이를 미국 표준 발음과 연계해서 um이 표준이거나 더 나은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미국 전 지역에서 골고루 쓰이는 것은 uh이기 때문이다. Um이 많이 쓰이는 중서부 지역은 우리가 익히 아는 미국 발음의 표준 지역인데 이것만으로 더듬는 말의 정당성을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전화 통화 1만4,000통을 분석한 자료에서도 이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데, 그것이 전화 통화든 tweet와 같은 문자 통신이든 일정한 특징이 보인다. 즉 Um의 경우 여자가 남자보다 22%나 더 많이 사용하고, 남자는 uh를 여자보다 두 배 이상 많이 사용한다. 이런 사실은 신문 기사에서 ‘Dudes say UH, Ladies say UM’(도회지의 남자 멋쟁이는 uh를 사용하고 여자는 um을 사용한다) 같은 제목이 나올 정도로 기정 사실로 알려져 있다. Dude라는 표현은 남부 시골 사람들이 북쪽에서 온 대도시의 멋진 관광객을 지칭한 것이기 때문에 ‘남자=uh’ ‘여자=um’ 같은 도식처럼 말한 것이다. 다만 이러한 big data는 결과는 말해주지만 왜 그런지에 대한 원인을 말해주지는 못한다.
Speaking과 달리 문장체에서 쓰일 때는 애교나 냉소 놀라움 혼동 등의 좀더 섬세한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글에서 보는 um은 uh보다 더 정중하게 보이는데, 동북 지역에서 um을 선호하는 이유가 아무래도 그쪽 지역의 정서가 여타 지역보다 정중하고 격식을 차리는 문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즉 동북 지역에서는 ‘They would have done it’ 같은 문장을 줄여 ‘They’d’ve done it’처럼 사용하는 비율이 매우 낮다. 되도록 정식 문장, 정식 표현법을 사용하려는 문화 때문으로 보인다.
Big data 분석을 보면, 1920년대는 물론이고 80년대 이후 um의 사용 빈도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 Uh의 사용 비중은 연도가 지날수록 과거보다는 줄어들지만, 그래도 남자가 여자보다 uh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이 ‘Young men speak like old women’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젊은 남자의 uh 사용 비율이 나이든 여성의 uh 사용 비율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나이 들수록 더듬는 비율이 높아지고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심해진다. 60~69세 여성은 um을 사용하는 비율이 20~39세 남성의 비중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나 um을 과용하는 그룹이 초등학생이나 십대 소녀들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가볍게 보이고 정중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답답하고 바보처럼 들린다는 지적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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