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근 감독. /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은 내 책임이다."
김성근(74) 한화 감독이 부임 후 2년간 '가을 야구'를 하지 못한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한화는 2일 넥센전 패배로 잔여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포스트시즌 출전이 좌절됐다. 이로써 2007년을 마지막으로 9년 연속 '가을 야구'에 초대 받지 못했다. 9년은 LG의 10년(2003~12)에 이은 역대 두 번째로 긴 시간 동안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한 기간이다.
김 감독은 전날 경기 후 선수들에게 쓴 소리를 했다. 김 감독은 3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어제 미팅에서 싫은 소리 좀 했다. '지금 위치(순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플레이 하나에 집중할 때다. 안 줘도 될 점수를 3, 4점이나 줬다. 올해만 야구를 할 건 아니냐'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생각하는 야구'를 강조했다. 내년까지 계약이 유효한 그는 "우리 선수들이 야구에 대한 인식이 깊지 못하다"면서 "좀더 치밀하게 교육을 했어야 했다. 한 두 번 하면 알아듣겠지 했던 것이 실패다. 생각하는 야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똘똘한 외국인 투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올해 한화는 에스밀 로저스와 알렉스 마에스트리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둘은 2승씩을 거두는데 그쳤다. 대체 선수 에릭 서캠프(4승)와 파비오 카스티요(6승)는 10승을 합작했으나 각각 평균자책점이 9.42, 6.58에 달했다. 김 감독은 "밑에 있는 선수를 올리는 육성은 시간이 걸린다. 투수들은 더욱 그렇다"면서 "용병 두 명이 10승씩 했으면 플레이오프에 여유 있게 갔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한화가 9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못간 것이 모두 내 탓인 것처럼 얘기가 나오는데 나는 그 중 8, 9년에 해당한다"고 농담을 던진 뒤 "(앞으로) 내년을 바라보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의 계약 기간은 1년 남았지만 내년까지 팀을 이끈다고 보장된 상황은 아니다. 구단 안팎에서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 시즌 종료 후 생각할 문제"라고 답을 피했다.
한화는 2014년말 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뒤 전폭적인 투자를 했다. 그 해 FA(프리에이전트) 송은범(34억원), 권혁(32억원), 배영수(21억5,000만원)를 잡았고, 지난해 말에는 정우람(84억원), 심수창(13억원)을 데려왔다. 또 내부 FA 김태균(84억원)과 조인성(10억원)도 잔류시켰다.
여기에 로저스를 외국인 선수 역대 최고액(190만달러)에 붙잡았고, 메이저리그 출신 타자 윌린 로사리오(130만달러)도 거액을 주고 영입했다. 한화의 올해 평균 연봉(신인ㆍ외국인 제외)은 1억7,912만원으로 전체 1위에 달할 정도로 김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결국 결과를 내지 못했다.
잠실=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