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20여회 변경 3000억원 들어
서구 빌딩 모방 ‘짝퉁 에펠탑’ 될 뻔도
‘곡선의 미’ 전통적 디자인으로 선회
내부 공사 등 거쳐 연말 최종 완공

총 123층, 높이 555m의 롯데월드타워가 착공 6년 여 만에 타워 외관 공사를 마무리 지었다. 전통적인 요소를 살리기 위해 20번 넘게 디자인을 바꾼 롯데월드타워가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붓 끝의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곡선의 미를 완성했다.
롯데물산은 2010년 11월 건축 인허가를 받은 롯데월드타워에 지난 2일 마지막 유리창을 부착했다고 3일 밝혔다. 1987년 사업 부지가 선정된 지 30년 만이다.
오는 12월 22일 완공이 목표인 롯데월드타워 외관에는 4만2,000여장의 유리창이 부착됐다. 상부로 올라갈수록 점차 좁아지는 원뿔 형태 모양으로 한국적인 곡선의 미를 살렸다. 또 다이아그리드(ㅅ자 모양의 삼각 형태 철골 자재를 반복 사용한 구조물) 공법을 최상층 첨탑부에 적용, 밋밋함을 덜었다. 롯데월드타워는 다이아그리드 공법으로 세워진,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는 가장 높은 건물이 됐다.

현재 롯데월드타워 모습은 30년간 국내외 유수 회사들이 20차례 넘게 제안한 다양한 디자인을 검토한 끝에 결정됐다. 디자인 변경에만 3,000억원 가량이 들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세계적인 랜드마크인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나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등에서 영감을 받은 서구적인 디자인이 주로 제시됐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롯데월드타워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과 여론에 롯데물산은 전통적인 요소를 가미한 디자인을 중시, 재검토를 했다. 이 과정에서 당간지주, 방패연, 대나무, 엽전, 전통문살, 첨성대, 가야금, 도자기 등 전통적 요소에서 영감을 얻은 다양한 디자인이 나왔다. 결국 이런 요소들을 모두 아우르는 게 우아한 ‘곡선의 미’라고 보고, 이를 기본으로 한 지금의 디자인이 채택됐다.
롯데월드타워는 규모 7의 지진과 순간 최대풍속 80㎧(최대 128㎧)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75만톤의 타워를 지탱하기 위해서 지하 38m까지 터를 파고, 레미콘 5,300여대가 32시간 동안 콘크리트 8만톤을 부어 기초를 다졌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건설된 세계 최고층 건물 부르즈 할리파에 사용된 콘크리트 양보다 2.5배 많아 더 견고하고 안전하다는 게 롯데물산 측 설명이다.
외관 공사가 마무리된 롯데월드타워는 내부 인테리어와 조경 공사, 소방 및 준공 등 인허가 절차를 거쳐 연말께 완공된다. 정식 개장 일자는 미정이다. 롯데월드타워는 외관 완성을 기념, 대상에게 555만원 상금을 주는 ‘제2회 롯데월드타워 사진공모전’을 한국사진작가협회와 함께 진행한다. 오는 31일까지 관련 홈페이지(lwt.co.kr/photo.do)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한편 롯데월드타워가 명소가 된 가운데 롯데물산이 지난달 롯데백화점, 송파구와 함께 공공미술 프로젝트 일환으로 롯데월드타워 앞 석촌호수에 설치한 ‘슈퍼문’도 전시 마지막날인 이날까지 574만명 가량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