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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최경주 대회로 본 男女 투어의 대조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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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최경주 대회로 본 男女 투어의 대조된 현실

입력
2016.10.0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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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현(왼쪽)-박세리, 최경주(오른쪽)/사진=KLPGA, K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박세리(39ㆍ하나금융그룹)와 최경주(46ㆍSK텔레콤)는 한국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러나 최근 두 이름값에 희비가 교차하는 일이 발생했다. 자신이 주최하는 대회를 통해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사흘간 경기도 여주 솔모로 골프장에서 열렸다. 투어 전설의 이름을 걸고 하는 대회인 만큼 이 대회에선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출전 선수들은 각자 캐디 조끼에 대선배 박세리에 대한 감사와 응원의 글귀를 써 넣었다. '1인자' 박성현(23ㆍ넵스)은 '박세리 프로님, 짱'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고진영(21ㆍ넵스)은 '골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프로님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썼으며 베테랑 윤슬아(30ㆍ파인테크닉스)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응원합니다'라며 박세리의 제2의 인생을 응원했다. 이에 박세리는 "정성이 놀랍다"면서 "무엇보다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선후배간의 정(情), 예우와 존중을 느낄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반면 남자골프의 최경주는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했다. 앞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의 총상금은 고작 '1억 원+α'로 표시돼 있었다. 골프 관계자들은 이미 지난달부터 최경주 대회의 개최 여부를 걱정해왔다.

'1억 원+α'는 KLPGA 대회 '우승상금'과 비슷한 액수다. 그 중 1억 원은 사실상 최경주의 자비다. 최경주재단은 대회를 앞두고 상금 1억 원과 골프 코스 사용료, 운영비를 부담하겠다고 했다. 총상금 1억 원이 걸린 투어 대회는 1999년 이후 없었다. 올 시즌 대회 총상금은 최소 3억 원이 유지됐다.

투어 규정에 따르면 '각 대회의 총상금은 최소 3억 원 이상이 돼야 한다'고 나와 있다. 2011년 제1회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이 개최된 이래 이 대회는 2014년까지 명맥을 이어왔다. 지난해는 최경주가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수석부단장을 맡게 돼 부득이하게 대회가 열리지 못했다.

일반적인 총상금 규정대로라면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투어 공식 대회로 인정받을 수 없다. 그러나 KPGA는 '투어운영위원회의 재량에 의해 코리안 투어 공식대회로 인정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들어 이 대회를 정규대회로 승인하고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다.

정규대회로 승인은 받았지만, 총상금을 증액하기까지는 가시밭길이었다. 최경주재단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지난 2일 타이틀 스폰서를 구했다. 최경주재단은 "현대해상이 새로운 스폰서를 맡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현대해상이 대회 개최를 지속해서 후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회 개최를 불과 사흘 앞두고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는 '촌극'이 벌어진 셈이다.

최경주는 "경제 사정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신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전설적인 골프 스타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대회를 개최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안도해야 하는 이 상황은 분명 비정상적이다.

KPGA 한 관계자는 과거 본지와 통화에서 "남자골프 시장이 전체적으로 얼어있다"며 대회 스폰서 유치에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는 올해(13개)보다 2개 대회 정도 더 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지만, 땅에 떨어진 투어 위상과 인기를 고려할 때 그러한 전망도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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