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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시위 강제해산 중 압사사고, 52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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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시위 강제해산 중 압사사고, 52명 사망

입력
2016.10.0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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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에티오피아 비쇼프트에서 반정부 시위를 펼치던 한 여성이 격화된 감정에 울부짖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일 에티오피아 비쇼프트에서 반정부 시위를 펼치던 한 여성이 격화된 감정에 울부짖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동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흩어지던 시위자들이 몰려 압사 사고가 발생해 수십 명이 사망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PㆍAFP통신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오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인근 비쇼프트에서 경찰이 오로모족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한 뒤 시위대가 흩어지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오로미아 주 정부에 따르면 사고로 사망한 주민은 모두 52명에 달한다. 에티오피아 연방정부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시인하면서도 “누군가 행사에서 문제를 일으키려 준비했다”고 시위대에 책임을 돌렸다.

이날 시위는 약 200만명이 모여든 연례 추수감사절 종교 행사 ‘이레차’에서 시작됐다. 일부 목격자들은 반정부 구호를 외치던 시위대가 종교 지도자가 연설하던 무대로 나아가면서 충돌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 중 일부는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우리는 정의를 원한다” 등을 외치며 경찰을 향해 돌멩이와 플라스틱 물병을 던졌다.

한 목격자는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기 시작했고, 달아나던 사람들이 인근 도랑에 빠졌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여한 일라이어스는 신발을 잃고 몸에 진흙이 묻은 채 “많은 사람이 도랑에 빠졌으며, 나도 그곳에 빠졌다가 간신히 빠져 나왔다”고 말했다.그는 공포에 떨며 “수많은 사람이 빠져 나오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면서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오로미아는 에티오피아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지역으로, 2년 전 에티오피아 정부가 이 지역 일부를 아디스아바바로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반정부시위가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지난 8월 리우올림픽에서 두 팔로 머리 위에 X자를 그리며 반정부 세러머니를 펼친 에티오피아 마라톤 선수 페이사 릴레사(26)도 오로미아 지역 출신이다. 그는 신변 안전을 우려해 아직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오로미아 시위대 일부도 릴레사처럼 두 팔을 교차해 X자를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AP통신은 이 같은 행동이 경찰이 수갑을 채우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평화로운 저항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오로미아 주 정부는 2일부터 향후 3일을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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