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월간 번호이동이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는 뜻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전체 번호이동은 36만6,824건에 그쳤다. 하루 2만건을 넘은 것은 12일과 26일 단 이틀이었고, 4일에는 8,294건으로 보기 드물게 1만건을 밑돌기도 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월간 번호이동이 40만건에 못 미친 것은 지난달이 세 번째였다.
단통법 시행 직후 눈치작전이 극심했던 2014년 10월 27만8,803건, 갤럭시S6 출시와 함께 단속이 강화됐던 2015년 4월 34만6,233건을 제외하면 매월 번호이동이 40만건을 넘었다.
물론 과거보다 기기변경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번호이동이 줄어드는 추세인 것은 사실이다. 작년 월평균 번호이동은 45만8,345건이었으나 올해 1∼9월 평균 번호이동은 43만9,240건으로 5%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달 번호이동이 작년 9월 42만2,867건이나 올해 8월 47만1,337건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분명 특별한 외부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애플 아이폰7과 LG V20 출시가 예고된 가운데 소비자들이 선뜻 구형 모델을 선택하지 않았고, 이통사들도 지원금 인상에 적극적이지 않아 유독 대기수요가 쌓였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한때 베스트셀러로 꼽히던 삼성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결함에 의한 리콜 사태를 맞아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것 같은 효과를 내기도 했다.
서울 마포의 한 이통사 판매점 직원은 "9월 한 달 동안 파리만 날린 기분이다. 월세 내기도 버겁다"며 "10월, 11월로 갈수록 그대로 9월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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